[오키나와 스토리] 이대진 코치-유승철, '70이닝 내기' 승자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14 06: 04

"1군에서 70이닝 던지면 소원 들어줄게". 
2년차 우완 투수 유승철(20)은 KIA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내 선수로 참가했다. 효천고 출신으로 지난해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유승철은 그러나 팔꿈치 피로 골절로 프로 첫 해 대부분 시간을 재활로 보냈다. 지난해 4월 퓨처스리그 3경기 등판을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효천고 2학년 때까지 포수로 뛴 유승철은 3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고, 140km대 중반 강속구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팔꿈치 재활로 프로 첫 해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이어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하며 피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대진 투수코치와도 유쾌한 내기를 했다. 

바로 1군 70이닝이다. 유승철이 1군에서 70이닝을 던지면 이대진 코치가 그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고, 70이닝 미만일 경우 유승철이 이대진 코치 소원을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전무한 유승철이지만, 1군 70이닝을 기준으로 한 건 성장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대진 코치는 "유승철은 우완 강속구 투수로 갖고 있는 자질이 좋다. (포수 출신이라) 처음에는 하체를 못 쓰고 상체 위주로 던졌다. 조금씩 하체를 이용하며 때리는 감각도 더 좋아지고 있다"며 "선수 본인도 의욕을 갖고 있다. 지금 당장 보직은 유동적이지만 향후 팀의 선발이 되어야 할 선수"라고 평했다. 
유승철은 70이닝을 목표로 설정한 것에 대해 "100이닝은 선발투수나 되어야 가능한 기록이라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작년에 (김)윤동이형이 구원으로 80⅓이닝을 던졌는데 그만큼 1군에서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70이닝도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꿈은 부담되지 않으면서 크게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진 코치의 지도에 따라 하체를 이용한 폼으로 볼 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승철은 "포수 출신이다 보니 공을 던질 때 잡동작 없이 상체 팔로만 던지는 폼이었다. 지금은 상체 회전만큼 하체도 쓰고 있다"며 "다치지 않고 지금 페이스로만 준비한다면 1군에서 70이닝을 던질 자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렇다면 유승철이 70이닝 목표를 달성하고 내기를 이기면 이대진 코치에게 어떤 소원을 부탁할까. 유승철은 "아직 그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선수생활 동안 내게 도움이 될 것을 배우고 싶다. 이대진 코치님이 현역 때 커브가 좋았으니 70이닝을 던지면 커브가 내 것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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