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앞둔 남북 단일팀과 일본의 '동상이몽'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14 05: 21

 운명의 한일전이 펼쳐진다. 남북 단일팀이 더 똘똘 뭉칠 기회다.  첫 골-첫 승 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절실하다.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예선 최종전을 펼친다. 상대는 영원한 숙적 일본이다. 한국은 그동안 일본을 상대로 한번도 이긴 기억이 없다. 7번 싸워서 7번 졌다. 1골을 넣었고 106골을 내줬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키에서도 차이가 크다. 2017년 IIHF 랭킹서 한국은 22위이고 북한은 25위다. 반면 일본은 9위다. 세계 최고 디비전에 올라있다. 남북 단일팀이 됐지만 여전히 전력은 뒤떨어 진다. 일반적으로 만날 수 없는 상대지만 올림픽이기 때문에 만나게 됐다.

객관적 전력은 일본이 앞선다. 일본은 한국이 8점 차로 완패한 스웨덴과 스위스에 각각 1-2, 1-3으로 졌다. 경기력 지표인 유효슈팅에선 일본이 스위스(38-18)와 스웨덴(31-26)보다 앞섰다.
첫 승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남북 단일팀은 치열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머리 감독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일본전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선수들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일본이 매우 강한 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승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내일 경기는 굉장히 거친 경기가 되겠지만 동기부여도 남다르다. 기회가 오면 잡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희원은 "일본이 우리보다 잘하는 것은 맞지만 한국인에게 한-일전은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희원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다. 어린 나이지만 한일전에 대한 생각은 남다르다.
경기마다 몸을 던지는 선방쇼를 펼치고 있는 골리 신소정도 "지난 두 경기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드렸지만 한-일전에선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단일팀의 경기력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스위스전에서는 경기 초반 상대 진영에 넘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같은 스코어로 패했지만 2피리어드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점점 경기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머리 감독도 비록 패했지만 스웨덴전에서는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머리 감독은 "선수들의 긴장감도 덜해졌고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과 경기서는 분명 달라진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다짐한 상황.
특히 1라인의 분전도 요구된다. 북한 에이스 정수현의 부상 상태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출전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1라인의 변화도 필요하다. 이진규의 능력이 뛰어나지만 선수간의 호흡을 봤을 때 박종아-한수진, 이진규-랜디 희수 그리핀이 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다. 포지션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대체 자원을 써도 무방하다.
또 최지연의 경우 저돌적인 플레이가 스웨덴전에서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면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승리가 아니라 남북 단일팀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기회다.
일본도 승리가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올림픽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선 5전 전패,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3전 전패를 당했다. 세계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승리는 없다. 치열함이 어느 때 보다 강할 수 있다. 한일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상황을 본다면 더 저돌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한일전은 승리외의 다른 상황에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기대 이하의 결과는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최선이 더 중요하다. 얼마나 더 치열하게 임했는지가 한일전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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