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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VS 두쿠르스, '악마의 9번 구간' 설날키스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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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는 각각 타는 자세가 다르다. 그러나 모두 같은 트랙을 사용하는 썰매 종목이란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서로 코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들이 열리는 장소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다. 지난 10일 루지가 시작됐다. 루지는 14일까지 열린다. 15일부터는 스켈레톤, 18일에는 봅슬레이가 시작된다.

결국 루지는 스켈레톤, 스켈레톤은 봅슬레이 출전 선수에게 참고가 된다. 사실상 트랙 정보가 공유되는 셈이다. 그래서 '악마의 9번 구간' 이야기는 봅슬레이 종목을 마치는 오는 25일 폐회식까지 계속해서 회자될 전망이다.

대회 트랙은 모두 16개 커브로 구성돼 있다. 이를 어떻게 넘어가는지가 성적의 관건이다. '악마의 9번 구간'은 커브가 크지 않아 직선 같다. 하지만 좌우로 최대 3번이나 부딪힐 수 있는 미세 굴곡 구간이다.

썰매 종목은 시간을 다퉈 순위를 결정한다. 헬멧 모양과 복장도 공기저항을 줄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반대로 충돌은 썰매 종목의 최대 적이다. 0.001초를 다투는 종목이란 점에서 최소화 해야 한다.

'악마의 9번 구간'은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최고시속 약 140km까지 나오는 속도를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한다. 자주 타서 코스를 익혀야 한다. 썰매 종목이 개최국에 유리하단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다. 

지난 11일 밤. 루지 남자 싱글 최종 4차 시기. 4차례 탄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루지다. 3차 시기까지 1위는 '루지의 황제' 펠릭스 로흐(독일)였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3연패를 눈앞에 뒀다.

로흐는 3차까지 2분22초859를 기록, 2분23초051를 기록 중이던 2위 선수보다 앞서 있었다. 올림픽 3연패를 의심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로흐는 4차 시기가 끝난 후 5위로 주저앉았다. 

로흐는 매 시기 47초대를 찍었다. 그러나 4차 시기에서는 48초가 넘었다. 로흐는 경기 후 "9번 코스에서 해서는 안될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실제 3차 시기까지 시속 130km대를 넘나들던 후반 구간 속도가 123.2km로 뚝 떨어져 있었다.

15일 시작되는 스켈레톤. 전문가들은 윤성빈과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성빈은 최근 세계랭킹 1위로 뛰어오른 '신성'이다. 두쿠르스는 로흐처럼 '황제'라 불린다. 

두쿠르스는 익을대로 익었다. 두쿠르스는 올림픽에서 좋지 않았다. 2006년 토리노에서 7위, 2010년과 2014년에서는 각각 은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0년부터 8년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경력만으로도 경험과 관록이 느껴진다.

이번 대회 역시 두쿠르스보다는 윤성빈이 더 유리한 분위기다. 일단 두쿠르스는 최근 세계랭킹이 4위까지 떨어졌다. 실수가 몇차례 나온 탓이다. 반면 윤성빈은 최고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또 하나 결정적인 것은 트랙이다. 2010년과 2014년 우승자는 각각 개최국이던 캐나다와 러시아 선수였다. 비슷한 기량이라면 코스를 좀더 많이 경험한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뜻이다. 평창은 윤성빈의 홈이다.

윤성빈은 13일 공식훈련을 마친 후 코스에 대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쉬워진 느낌이다. 얼음 상태가 워낙 좋아 경기 때 기록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성빈의 이런 자신감은 결국 '악마의 9번 구간'에서 나온다. 이 트랙을 400회 정도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담을 보태 눈 감고도 코스를 완주할 수준이다. 1~2차 주행 연습에 빠졌던 윤성빈은 14일 마지막 연습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대회 성적의 절대적인 키를 쥐고 있는 '악마의 9번 구간'. 수많은 시행착오로 최선의 해법을 몸소 익힌 선수에겐 별무소용이다. 3년 연속 올림픽 주최국 선수가 금메달이 돌아갈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다. 개최국 선수는 바로 윤성빈이다. 마침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4차시기는 설날인 16일 오전 9시 30분에 펼쳐진다. '악마의 구간'과 설날키스를 피하는 자가 곧 하늘이 점찍은 자다. /letmeout@osen.co.kr

[사진] 위는 윤성빈, 아래는 마르틴스 두쿠르스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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