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LIVE] 'LG 마운드 미래' 대현·주영·우석의 유쾌한 수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5 13: 02

역할은 다르지만 바라보는 곳은 하나. LG의 특급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목표다.
LG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4.30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비록 가을야구에는 실패했지만 LG 마운드의 탄탄함만큼은 증명한 시즌이었다.
이는 현재다. 거기에 미래까지 싹트고 있다. 2년차 투수 김대현은 26경기(16경기 선발)에 등판해 94이닝을 소화하며 5승7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새내기 고우석도 25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선방하며 뒷문의 희망을 켰다. 경남 지역 특급 투수로 꼽히던 손주영도 5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4.50으로 가능성을 선보였다.

LG의 마운드는 현재와 미래 모두 잡고 있다. 김대현과 고우석, 손주영과 유쾌한 수다를 나눴다.
- 미국 애리조나 캠프가 반환점을 돌았다. 잘 치르고 있나?
김대현(이하 김) : 2016시즌 후 마무리 캠프 때 강상수 코치님과 투구폼을 수정했다. 투구 전에 몸을 뒤쪽으로 한 번 비틀고 던지는 내용이다. 지난 시즌에도 꾸준히 썼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다. 투구폼을 완전히 몸에 익히는 것과 더불어 커브를 연마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커브 구사율을 높이는 게 목표다.
고우석(이하 고) : 캠프 목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컨디션 잘 끌어올려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아주 좋다. 점차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손주영(이하 손) : 변화구를 완벽하게 익히고 싶다. 스플리터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을 자신있게 던지고 싶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많이 좋아졌는데 스플리터는 아직 절반 수준이다. 조금 더 끌어올리겠다.
- LG 마운드의 미래라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누군가는 이런 수식어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손 : 부담 대신 책임감이 든다. 그만큼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 의미 아닌가.
고 : 전혀 아니다. 오히려 관심받는 다는 건 그만큼 감독님, 코치님들이 나를 유심히 보고 있다는 것이니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고 감사하다.
김 : 이제 유망주 딱지를 떼고 싶다. 유망주란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니까. 누구도 차우찬 선배에게 유망주라고 하지 않는다. 나도 우찬 선배처럼 리그 대표 투수가 되고 싶다.
- LG 젊은 투수들은 아무래도 이상훈 피칭아카데미 원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고 : 지난해 입단했을 때 스프링캠프에 따라가면서 원장님 교육을 못 받았다. 그럼에도 꿈꾸는 모습은 이상훈 원장님이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가 봐도 멋있는 임팩트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김 : 나와 주영이는 이상훈 원장님에게 많은 걸 배웠다. 원장님은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그냥 던져라. 알고 친다고 안타되는 것 아니고, 모르고 친다고 아웃되는 것 아니다. 결과는 그냥 하늘에 맡기고 자기 공 믿어라'라고 해주셨다. 아직도 새기고 있다.
손 : 마운드에서 잡생각 하지 말라고 하셨다. 결국 젊은 투수들에게 중요한 건 그런 부분 같다. 내 공만 던지고 싶다.
- 서로의 장점을 꼽으라면?
김&고 : 주영이는 착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살면서 이렇게 착한 애는 본 적이 없다. 투수라면 마운드에서 독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 :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얘기를 엄청 듣고 살았다. 표현하진 않지만 속에 독기 잔뜩 있다. 운동하면서 힘들면 욕도 한다. (김대현의 장점은?) 후배들을 잘 챙겨준다. 친구 같이 대화도 편하게 이끌어준다. 밥을 많이 사주는 선배다.
김 : 그래서 돈이 없다. (웃음) 우석이의 장점은 확실하다. 야구 동료로 봤을 때, 철학과 가치관이 뚜렷하다. 내가 선배임에도 야구에 대해 물어보면서 배울 정도다.
고 : 아무래도 대현이 형과 주영이의 신체 조건이 부럽다. 그건 내가 갖지 못할 부분 아닌가.
- 당장 올 시즌의 목표가 있다면?
김 :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겠다. 그 중에서도 이닝과 평균자책점이 목표다. 많은 이닝을 던진다는 건, 그만큼 팀이 나를 필요로 했다는 의미니까.
손 : 올라가라고 하면 언제나 올라가 점수 안 주고 잘 막는 투수가 되고 싶다.
고 : 현실적으로 당장 필승조를 맡을 수 있을까. 자신은 있지만, 맡겨주시는 모든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 팀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다.
-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김 : 본받고 싶은 선수가 되고 싶다. 내가 류현진 선배를 봤던 것처럼, 후배들이 '김대현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팬들이 원하는 것에 부응하겠다. 에이스를 원한다면? 에이스가 되겠다. 우승을 원한다면? 언젠가 우승하도록 기여하겠다.
손 : LG에서 꾸준히, 오래 야구하고 싶다. 야구장 안에서는 강한 모습이지만 밖에서는 팬들과 친절하게 소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고 : 팬들이 원하는 건 결국 재밌는 야구다. 이를 위해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승리를 더 많이 지키고 싶다. 어떤 순간이 와도 도망가지 않는, 투지 있는 선수가 되겠다.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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