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설 연휴엔 ‘몰아보기?’...똑똑한 재방송 활용법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8.02.15 14: 54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설특집 프로그램이 손에 꼽을 만큼 적어진 이번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의 빈자리를 채우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몰아보기’ 특집이다.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인기를 모으는 ‘몰아보기’ 열풍 현상을 짚어본다.
  
설과 추석 연휴는 지상파 3사에게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쏟아내는 기간이었다. 각 방송사가 더 재기 넘치는 파일럿 프로를 보여주기 위해 경쟁을 펼쳤고, 각 지상파 방송사마다 평균 3~5개의 파일럿 프로를 선보인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설은 좀 다르다. 각 방송사마다 1~2개의 파일럿 프로그램만이 겨우 설 연휴에 편성된 것.

  
이는 평소보다 짧은 연휴기간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특수가 맞물린 결과다. MBC와 KBS는 지난해 말 긴 총파업을 했기 때문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중계 경쟁에 지상파 3사가 뛰어들면서 파일럿 프로가 끼어들 만한 타임 슬롯이 줄어들자, 각 방송사 예능국은 최소 파일럿 프로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파일럿 프로 홍수 대신 눈에 띄는 건 ‘몰아보기’ 편성. ‘몰아보기’는 편성 시간대가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에서 주로 사용되던 포맷이지만, 최근 지상파 3사에서도 단순한 재방송이 아닌 ‘몰아보기’ 포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중. 이 몰아보기 열풍은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지상파와 케이블 모두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총파업 시기 당시, MBC는 ‘킬미힐미’ ‘W’ 등 인기 드라마들을 4회 가량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드라마 몰아보기를 편성해 위기를 넘겼다. 최근 드라마 재정비 기간을 선언한 MBC는 드라마 ‘하얀거탑’을 UHD로 재편성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중. SBS는 수목드라마 ‘리턴’ 몰아보기로 월화극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착하게 살자’는 아예 설특집으로 몰아보기 특집을 편성했다. 16일 JTBC ‘착하게 살자’는 1~4회를 몰아보기로 편성했다. 최근 핫한 인기를 끄는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설특집 몰아보기를 편성했다. 특히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먹방여행부터 친구데이까지 테마별로 몰아보기를 구성해 신선함을 자아냈다.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드라마 ‘미스티’ 또한 16일에 1~4회를 모두 볼 수 있는 몰아보기를 편성했다. tvN은 ‘화유기’ ‘윤식당2’ 등 드라마와 예능 장르 구분 없이 인기작들을 몰아보기로 편성해 설 연휴를 풍성하게 했다. 몰아보기 포맷이 파일럿의 빈자리를 톡톡히 채워준 셈이다.
  
이런 몰아보기 편성은 매 방송 시간마다 챙겨보기 어려운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나 예능의 내용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방송사 측에서 볼 때, 몰아보기는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할 수 있는 활로의 역할을 한다. TV시청층이 현저하게 떨어진 요즘, 몰아보기는 이미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도움닫기로 똑똑하게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설 연휴는 평창동계올림픽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고, 예년보다 연휴가 짧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를 만드는 것보다 몰아보기를 통해 기존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자 유입을 유도하고 시청층 강화에 힘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여러모로 ‘몰아보기’ 편성이 방송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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