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리포트] 김진욱의 제안 "캠프지에서 시범경기를 한다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6 06: 33

"캠프지에서 시범경기를 한다면?“ 김진욱 kt 감독의 흥미로운 역발상이다.
10개 구단은 1일부터 일제히 스프링캠프 담금질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미리 출국해 몸을 만드는 선수들도 있지만 공식적인 훈련은 1일부터 시작됐다.
올해 구단들의 캠프지는 미국과 일본, 호주, 대만 네 군데로 분류된다. LG와 넥센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자리를 잡았고, kt와 NC는 애리조나주 투산에 머물고 있다. SK는 같은 미국이지만 최남단인 플로리다에서 훈련 중이다. KIA와 한화,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롯데는 대만 가오슝, 두산은 호주에서 훈련 중이다.

2차 스프링캠프부터는 새 판이 짜인다. 미국에서 머무는 팀 중 LG만이 유일하게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2차 캠프를 차린다. 나머지 세 팀은 그대로 미국에 남는다. kt와 NC는 애리조나에서 LA로 넘어가며, SK와 넥센은 각각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 나눠 훈련한다. 가오슝의 롯데 역시 오키나와로 건너가고, 호주의 두산도 미야자키로 넘어가 실전 훈련을 갖는다. 이때부터 일본 일곱 팀, 미국 세 팀의 양상이다.
1차 스프링캠프가 기술 훈련 위주라면 2차 캠프는 실전이 주다. 일본에 머무는 팀들끼리는 수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때문에 오키나와 리그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방송사들은 오키나와로 중계진을 파견해 생중계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현실적인 여건 탓에 훈련에 최적인 애리조나를 떠나 일본으로 떠나거나 LA로 옮긴다. 그런 가운데 중계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욱 kt 감독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KBO리그 시범경기를 미국과 일본에서 치른다면?" 김 감독은 "미국에서 한국이나 일본으로 이동하는 데 비행기 시간만 꼬박 한나절은 잡아야 한다. 수속 등 절차부터 짐 정리 등을 포함한다면 사실상 하루를 날린다. 거기에 시차 적응을 감안하면 올 때 사흘, 갈 때 사흘만 잡아도 일주일은 고생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미국에 네 팀, 일본에 여섯 팀만 돼도 리그를 치를 수 있다. 굳이 추운 날씨의 한국에서 시범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을까? 한파로 경기가 취소되는 상황에서 구태여 한국에 머물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시범경기가 팬들을 위한 행사일 수는 있지만, 평일 오후 1시에 펼쳐지는 경기는 그 명분이 다소 약하다. 김 감독의 제안대로면, 3월 중순경 귀국해 적응을 겸한 최소한의 시범경기를 치르게 된다. 미국 주재 팀과 일본 주재 팀끼리 한 차례도 만나지 않고 시즌에 돌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KBO리그 발전을 위해 쓴소리나 제언을 아끼지 않는다. 비디오판독 영상을 전광판에 띄우자는 제안 역시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금 당장 실현하기란 쉽지 않은 제안이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인 건 분명하다. /ing@osen.co.kr
[사진] 투산(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