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LIVE] 김태균, "야수 최고참, 야구할 날 얼마 안 남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17 06: 27

"벌써 18년차라니, 시간 참 빨리 간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 김태균(36)은 요즘 세월무상을 느낀다. 어느새 팀 내 야수 중에서 최고참 선수가 된 것이다. 지난 2001년 프로 입단 후 18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제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그 사이 한화는 깊은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2007년 한화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는 타자 김태균과 투수 안영명 둘뿐이다. 당시 만 25세에 불과했던 김태균이 36세가 될 때까지 한화의 암흑기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 

올 시즌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새출발하는 한화는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분위기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개인적인 목표를 내려 놓은 김태균도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있다. 다음은 김태균과 나눈 일문일답. 
- 올해 스프링캠프 훈련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 훈련 시간이 많이 줄었지만 훈련량이 주어든 건 아니다. 이전보다 지루함이 없어지긴 했다. 훈련 동안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 타격 훈련할 때 100%로 치고,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도 늘렸다. 
-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을 것 같은데. 
▲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부상으로 경기를 많이 못 나갔다. 부상 때문에 길게 빠진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팀에 너무도 큰 민폐를 끼쳤다. 그동안 잘하든 못하든 풀타임 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올해는 최대한 부상을 당하지 않게 몸을 만들고 있다. 
- 어느덧 팀 내 야수 최고참이다. 나이를 먹은 게 실감이 나나. 
▲ 어느새 18년차라니, 시간이 참 빨리 갔다. 예전 선배 선수들이 35~36세에 은퇴했는데 지금 내 나이다. 나이가 들긴 들었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 한 번 해야 하는데…. 
- 2001년 프로 첫 해를 돌아보면 까마득할 듯하다. 
▲ 첫 해에는 캠프에 가지 못했다. 국내에서 훈련을 했던 기억이 난다. 데뷔 초에는 뭣도 모르고 했다.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코치님들, 선배님들이 다 예쁘게 봐줄 때였다. 지금은 야수 최고참이고, 내가 하는 행동에 후배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 예전에는 팀 규율에 어긋나지 않게 하고 싶은 대로 했다면 지금은 후배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 레전드 장종훈 수석코치와 재회하게 됐는데. 
▲ 장종훈 수석코치님은 선수를 믿어주는 면이 강하다. 나에게도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하지 않는다. 한 번씩 감이 좋지 않을 때 잡아주는 정도다. 그만큼 믿어주시는 게 느껴지는 만큼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윌린 로사리오의 이적으로 1루 수비 부담이 커졌다. 
▲ 나뿐만 아니라 (이)성열이와 (최)진행이도 1루를 탐내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두 선수에게 1루와 외야를 같이 한다면 더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진행이는 1루가 처음이라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두 선수 외에도 (장)진혁이도 1루를 같이 본다. 방망이를 잘 쳐서 깜짝 놀랐다. 
- 타선에서 로사리오의 장타 공백을 메워야 한다. 
▲ 워낙 파워가 좋은 선수였고, 팀에서 비중이 컸다. 로사리오 덕분에 나도 마음이 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 혼자서 어떻게 메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누구 하나가 혼자 메우는 것보다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조금씩 힘을 내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팀 전체에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다. 
- 주장을 맡은 최진행에 대한 믿음이 커보인다. 
▲ 주장을 처음 하는데도 정말 잘한다. 팀에 오래 있었고 애정이 있다. 그동안 선배들이 하는 것을 잘 본 것 같다. 사소한 것까지 선수들을 위해 챙기려 한다. 주장 체질인가 보다. 올해 진행이가 다치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면 30홈런도 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0홈런 경험도 있고, 홈런 치는 건 나보다 낫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 개인적인 목표는 내려놓은 지 오래 됐다. 야구할 날이 얼마나 남았겠나. 그 안에 뭔가 하고 싶은데 의욕만 앞선다고 될 것도 아니다. 그래도 지금 캠프 분위기가 좋고, 젊은 선수들도 많이 성장 중이다.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키며 힘을 합치면 괜찮을 것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다들 밝게 하면 잘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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