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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하늘 가린' 백철기-김보름, "미안합니다"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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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릉, 우충원 기자] 자신의 잘못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면 진정성 있게 사과하면 된다. 면피를 위한 사과는 오히려 일을 더 키운다. 평창동계올림픽서 해명만을 위한 기자회견을 펼친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 이야기다.

김보름은 박지우, 노선영과 함께 팀을 이뤄 지난 19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서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서 3분03초76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표팀은 8개팀 중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문제는 성적이 아니었다. 경기 내용과 끝난 뒤의 행동이 물음표를 남겼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보다 한참 먼저 결승점에 들어오면서 논란이 됐다. 최종 3번째 주자의 기록으로 성적을 매기는 팀추월 규정상 노선영의 골인 기록이 한국의 기록이 됐다.

더 큰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에 일어났다. 밥 데용 코치가 홀로 상심해 있는 노선영을 위로하는 가운데 김보름과 박지우는 주변에 보이지 않아 일파만파로 논란이 커졌다.

인터뷰는 노선영을 둘러싼 우려를 확인하는 요소가 됐다. 팀동료인 노선영과는 상관없는 듯한 인터뷰 내용과 표정으로 김보름과 박지우는 국민들에게 비난을 들어야 했다.

결국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서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현실에 대한 변명이 먼저였다. 피해를 입은 이에 대한 미안함보다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경기장이 워낙 뜨거워서 잘 들리지 않았다. 상심이 크셨다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많이 뛰었고 메달을 위해 목표로 달리는 선수들이 경기장이 시끄러워서 챙기지 못했다는 말은 그저 변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을 마친 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말한 내용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김영권은 팬들의 소리가 커 소통이 어려웠다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

무엇보다 사과가 우선되지 않았다. 김영권과 김보름은 똑같이 "나의 이야기로 상심이 크시다면 사과 드리겠다"고 말했다. 비난의 이유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난을 피하고 보겠다는 변명이었다.

해명 기자회견은 알맹이가 없었다. 사과를 하라고 하니 사과를 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노선영 왕따' 논란에 대해서도 백 감독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겠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잘못을 했다면 비난을 받고 솔직하게 사과해야 된다. 그런데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기자회견은 그저 해명을 위한 자리에 불과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은 가려지지 않는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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