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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스토리] 긴장한 오타니 데뷔전, 먹을 것 없던 잔칫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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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템피(미 애리조나주), 최익래 기자]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의 데뷔전. 먹을 게 많지는 않았지만 잔칫상이 차려진 건 분명했다.

오타니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밀워키와 홈개막전에 선발등판했다. 오타니는 이날 1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투구수는 31개. 이 중 스트라이크가 17개였다. 최고구속은 97마일(약 156km)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아쉬웠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23일, 그의 세 번째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오타니가 이틀 후 선발등판한다"고 예고했다. 이도류의 미국 생활 시작이었다. 경기 당일, 템피 지역은 일본인들의 축제 장으로 변했다. 경기를 앞두고 티켓 재판매 사이트 '스텁허브'에서는 30달러짜리 티켓이 150달러까지 둔갑하며 열기를 실감케 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곳곳에 빈 자리가 보였다. 꽤 많은 수의 일본인 관람객들이 보였지만 현지 팬들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일본인 팬들은 오타니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환호와 박수로 응답했다. 오타니의 공이 볼 판정을 받을 때면 심판에게 야유까지 보냈다.

오타니가 예상보다 빠른 2회 도중 강판되자 짐을 싸는 일본인 팬들도 보였다. 물론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는 도중에 빠져나가는 팬들의 비중이 높지만, 2회는 다소 이른 시점이었다. 이들이 오로지 오타니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의미다.

경기력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였다. 'ESPN'의 에인절스 담당 비트라이터 팀 키언은 "오타니가 첫날이라 긴장한 것 같다. 오늘의 제구는 확실히 좋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초구로는 대부분 속구를 택했는데 존에서 많이 벗어났다. 타자들이 속을 수 없었다. 스플리터 역시 너무 일찍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키언은 오타니의 투구를 처음 지켜봤다. 많은 기대를 가졌지만, 아직 오타니의 몸이 덜 만들어진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왔다"고 밝힌 기자에게 "오타니의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그때도 이런 모습이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물론 그저 첫 경기일 뿐이라는 평가다. 키언은 "오타니의 기분이 분명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 불과하고,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적어도 오늘 모습보다는 몇 배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데뷔 시즌부터 오타니를 취재한 '스포츠호치' 미사 카나오카 기자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오타니가 전반적으로 긴장한 분위기였다. 일본에서는 느끼기 힘든 분위기였다"라면서도 "홈런을 맞은 직후 후속 타자를 공 2개로 잡아냈다. 몸이 서서히 풀린 것 같았다. 30구 안팎 투구를 예정했으니 교체됐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확실히 속구 제구가 안됐다. 바꿔 말하면, 긴장하지 않고 제구가 제대로 된다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라며 "이제 막 2월이고 데뷔전이다.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제 시범경기일 뿐이며, 데뷔전이었다. 잔칫상에 먹을 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막 테이블이 세팅됐을 뿐이다.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ing@osen.co.kr

[사진] 템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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