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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스토리] '2시간 특타' 추신수, 생존 위한 배수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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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 최익래 기자] "이런 강훈련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추신수는 2013시즌 종료 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15억 원) 규모의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국내, 혹은 아시아 선수는 물론 그 당시 전체 FA 시장을 살펴봐도 눈에 띄는 고액이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후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의 발목을 가장 자주 잡은 건 시프트다. 추신수의 통산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는 3할3푼8리. 하지만 최근 2년간 급격한 추락을 겪었다. 부상으로 48경기에 나선 2016년(.288)은 표본으로 의미가 덜하지만, 지난해는 얘기가 다르다. 149경기서 636타석에 들어섰는데 BABIP는 3할5리에 그쳤다. 타율 역시 통산 타율보다 낮은 2할6푼1리에 머물렀다.

통산 땅볼 비율이 47.5%로 높은 편인데, 최근에는 평균을 높이고 있다. 거기에 메이저리그 전체에 불고 있는 시프트도 추신수의 발목을 잡는다. 땅볼형 타자 추신수에게 적극적인 시프트는 범타로 이어진다. 때문에 BABIP가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추신수는 지난 3년간 타격폼 변화를 고민했다. 그리고 지난해, 앞서 말한 이유로 부진이 깊어지자 결국 변화의 칼을 꺼냈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덕 래타 코치를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핵심은 결국 공을 띄우는 데 있다. 다리를 드는 레그킥은 부수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아직은 익숙지 않다. 십수년째 해온 폼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본인에게도 없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 2차례 출장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세 차례 범타 모두 내야 땅볼. 한눈에 봐도 타이밍이 아직은 맞지 않는다. 추신수는 "첫 경기는 타이밍이 늦었고, 두 번째는 빨랐다. 그 중간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해답은 지독한 반복 훈련에 있다. 추신수는 27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서 4회 교체됐다. 이후 그는 배팅 케이지로 옮겨 특타를 자청했다. 저스틴 마쇼어 타격 보조코치와 함께 두 시간 동안 배트를 휘둘렀다. 훈련량이 적기로 유명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두 시간 훈련은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그것도 추신수 같은 팀내 최고 연봉자에게서는 더더욱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후배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추신수는 루그네드 오도어, 엘비스 앤드루스에게 타격폼을 물어본다. 오도어는 띠동갑 동생. 하지만 추신수는 "그들은 나와 비슷한 타격폼을 훨씬 전부터 써온 이들이다. 내가 모르는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다. 배울 게 있다면 배운 게 맞다"고 설명했다.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시즌이 시작할 때까도 타격폼이 몸에 배지 않는다면? 그래도 추신수는 배수의 진이다. "시작한 건 끝을 봐야 하지 않겠나. 이제 와서 되돌릴 수 없다. 타석에서 타격폼에 신경 자체를 안 쓸 때 만족할 것 같다. 아직은 생각이 많다".

냉정히 말해, 추신수는 대형 FA 계약 직후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추신수가 어느 때보다 강훈련에 매진하는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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