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박인태, LG의 '新트윈타워' 떴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3.05 06: 00

김종규와 박인태의 선의의 경쟁이 LG의 새로운 추진력이 되고 있다.
창원 LG는 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서 선두 원주 DB를 88-78로 제압했다. 8위 LG는 6강 진출이 좌절됐으나 DB전 11연패의 사슬을 끊어 의미를 더했다.
경기 전부터 현주엽 LG 감독은 박인태의 성장세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 감독은 “요즘 김종규보다 박인태가 좋다. 인태가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 종규도 인태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 두 선수에게 서로 잘하면 좋은 거라고 조언했다”면서 웃었다. 두 선수가 서로 자극제가 되면서 기량도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것.

경기 중에도 두 선수의 기량이 눈에 띄었다. 주전으로 나온 김종규는 207cm 장신을 활용해 골밑에서 차곡차곡 득점했다. 벤치에서 나온 박인태(200cm)는 실수가 잦았지만, 큰 신장에 비해 빠른 기동력으로 득점했다. 중거리 슛의 정확도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현주엽 감독은 제임스 켈리가 부진하자 4쿼터 프랭크 로빈슨을 넣고, 박인태와 김종규의 더블포스트로 승부를 걸었다. DB가 버튼, 윤호영, 김주성을 풀로 기용하면서 높이에서 맞선 것. 전략은 과감하게 적중했다.
김종규와 박인태는 서로의 단점을 메워주며 DB의 높이를 막았다. DB가 4쿼터 막판 뒤늦게 버튼을 빼고 벤슨을 투입했지만 늦었다. 박인태를 종료 직전 리버스 덩크슛을 터트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종규(12점, 8리바운드, 1블록슛)와 박인태(12점, 5리바운드)는 24점, 13리바운드를 합작했다.
경기 후 김종규는 “인태가 잘해주면 우리 팀에도 플러스다. 내가 체력적으로 쉴 수도 있다. 좋게 말하면 선의의 경쟁이다. 너무 잘해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박인태를 칭찬했다. 이어 김종규는 “켈리가 파울이 많아서 마지막에 인태와 더블포스트를 섰다.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잘했다. 같이 뛰게 되면 높이에서 안 밀린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평했다.
다음 시즌 KBL은 외국선수 신장을 2m로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인태와 김종규를 보유한 LG는 높이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을까. 비록 올 시즌 6강 진출은 좌절됐으나 두 젊은 센터의 성장이 든든한 LG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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