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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CLS’, 가우디와 몬세라트로 들려준 이야기들 

[OSEN=바르셀로나(스페인), 강희수 기자] 이유 없는 결정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가 3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S’의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하면서 장소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핵심 세그먼트의 풀 체인지 모델이 나올 때 전 세계의 자동차 기자들을 초대해 글로벌 시승행사를 펼치는데, 매 번 그 장소가 달라진다. 그런데 ‘더 뉴 CLS’의 시승 장소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바르셀로나다.

글로벌시장에서 중국 다음으로 CLS가 많이 팔린다는 우리나라의 매체들도 안목 높은 자동차 소비자들 덕분에 이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 바르세로나 시승 행사장에 도착해 보니 한국 소비자들과 미디어에 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예우가 기대 이상이었다. 한 차수당 40명 씩 10차례에 걸쳐 시승행사가 진행 되는데, 한국 미디어가 제일 첫 날에 배정됐다. 초대 인원도 그 어느 국가보다 많았다. 국내에서 들을 땐 그저 자동차 수입사들의 공치사 정도로만 여겼던,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말의 무게감이 다르게 여겨졌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매기는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현장이었다. 글로벌 트렌드세터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입맛 까다로운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CLS는 지난 2003년 메르세데스-벤츠가 4도어 쿠페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개척한 ‘아름다운 S클래스’다. 쿠페는 미적 가치 위주로 개발 돼 상대적으로 편의성의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CLS는 쿠페의 우아함과 역동성, 세단의 안락함과 편의성을 모두 다 잡고자 했고, 그 결과 문짝이 4개가 달린 ‘쿠페형 S클래스’가 탄생했다. CLS는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더 뉴 CLS’로 새 모습을 갖추게 됐다.



1세대 CLS의 디자인은 측면에 뚜렷하게 새겨진 아치형 벨트라인으로 특징지워진다. 헤드라이트에서 시작 된 선은 앞문과 뒷문을 지나면서 부드러운 아치형 곡선을 그리다가 뒷바퀴 펜더까지 일필휘지로 이어진다. 2세대 모델에서는 한 붓에 그려지던 아치가 두 가닥으로 갈라지면서 좀더 입체감이 강조 된 모습으로 변한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 된 3세대 모델에서는 선의 자취만 남았을 뿐, 선 자체는 보이지 않는다. 정면에서 좌우측 라인을 보면 넘실넘실 근육질의 굴곡이 눈에 들어오고, 옆면에서 보면 1세대부터 이어온 아치가 윤곽으로만 남아 있다. 손으로 훑었을 때 손끝으로 구분 되는 선은 없다.

바르셀로나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안토티오 가우디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1882년에 착공 돼 지금도 여전히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한 가우디는 일찍이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고 정의한 바 있다. ‘더 뉴 CLS’ 캐릭터 라인의 3세대 진화 과정은 정확하게 가우디의 선의 정의를 따르고 있었다. 1세대부터 직선이 아닌 곡선을 취한 CLS는 3세대에 이르러서는 그 곡선마저 윤곽만 남게 처리해 버렸다. 상어의 코를 모티브로 설계 된 전면부는 한층 오뚝해졌고 그릴 윤곽이 넓어졌다. 덕분에 ‘더 뉴 CLS’의 옆 모습에서는 대양을 힘차게 헤쳐나가는 한마리 상어가 보인다. 가우디가 말한 본디 신의 곡선, 즉 자연의 선은 ‘윤곽’이었음을 ‘더 뉴 CLS’를 통해 일깨워준다. 자연이 만든 윤곽을 인간의 눈으로 구체화 시킨 게 곡선일 따름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시승행사 장소를 바르셀로나로 정한 첫 번째 이유다.

쿠페는 아름답기만 한 차가 아니다. 역동적 퍼포먼스를 빼면 허전하다. 그래서 쿠페를 치명적 아름다움이라 칭한다. CLS 마니아들이 이왕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서브 브랜드인 AMG를 선택하는 이유도 ‘치명적 중독성’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리라.


‘더 뉴 CLS’의 파워 트레인은 직렬 6기통 디젤 엔진과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먼저 출시 된다. 추후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출시 예정이다.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CLS 350d 4MATIC’과 ‘CLS 400d 4MATIC’,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CLS 450 4MATIC’이 정식 모델명이다. 변속기는 모두 9단 자동변속기(9G-TRONIC)가 조합 됐다. 여기에 AMG 배지를 단 ‘CLS 53 AMG 4MATIC’이 가세하면 ‘아름답고 역동적인 S클래스’의 라인업이 완성 된다.

시승 절차는‘AMG CLS 53 4MATIC’과 ‘CLS 450 4MATIC’, ’CLS 400d 4MATIC’을 번갈아 타도록 돼 있었는데, 운 좋게도 첫 날 첫 코스로 ‘AMG CLS 53 4MATIC’을 배정받았다. 바르셀로나 공항을 출발해 고속도로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지난 뒤 시승단이 가야할 목적지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산(靈山) 몬세라트다. 해발 1,238미터 높이에 기암괴석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고, 성상(聖像) ‘라 모레네타’를 모신 성모 마리아 수도원이 있는 곳이다.

이런 영험한 산을 메르세데스-벤츠 CLS 53 AMG 4MATIC을 타고 쏜살같이 오르는 게 못내 죄스러웠다. 절벽사이로 뚫린 고불고불한 도로 사이, 한적한 틈만 나면 바로 차를 세우고 발 아래 세상을 내려다 봤다. 위로는 하늘을 떠받치 듯 서 있는 바위들이 우뚝우뚝하고, 아래로는 바르셀로나 시가지가 구름 멀리 아련하다. 단숨에 달려 올라온 길은 보이질 않지만 조심스레 내려가야 할 길은 먹음직스럽게 비벼진 파스타 가락처럼 구불거린다. 이런 길을 CLS 53 AMG는 비명 한번 안 지르고 올랐다. 얼마나 험한 길을 올랐는지 오를 때는 몰랐다가 그나마 차에서 내려 발 아래 천하를 굽어 보면서 겨우 깨우쳤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바르셀로나 몬세라트를 시승행사지로 잡은 두 번째 이유였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MG CLS 53 4MATIC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 돼 있다. 때때로 모터가 엔진을 완전히 대신하는 하이브리드와는 달리, 모터가 오로지 엔진의 보조 구실만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더 뉴 CLS’의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통합스타터와 제너레이터가 결합 된 ‘EQ부스트’, 그리고 48V 전기 시스템으로 구성 돼 있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장착 된 EQ부스트는 차에 더 많은 파워가 필요할 때는 48V 전기 시스템으로부터 전력을 빼내 출력을 지원하고 엔진에 추가적인 힘이 필요 없는 순항 주행 시에는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또한 에어컨이나 각종 전장설비로 공급 되는 에너지는 모두 48V 전기 시스템과 종전의 12V 배터리에서 나가기 때문에 엔진에는 동력을 빼가는 별도의 벨트가 하나도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명에 의하면 EQ부스트로 말미암아 고전압 하이브리드 수준의 연료 절감이 가능해졌고, 6기통이지만 8기통에 맞먹는 성능을 뽑아 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MG CLS 53 4MATIC은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최대출력 455마력과 53kg.m의 최대 토크를 생산해 낸다. 여기에 EQ부스트가 순간적으로 최대 22마력과 25.5kg.m의 최대 토크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시스템 총 출력은 6기통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 넘는다. 8기통 5.5리터 엔진으로 557마력을 내는 2세대 CLS 63 AMG의 야생마적 기질 대신 잘 길들여진 준마가 그 자리에 있었다. 배기 사운드도 한결 점잖아졌고 행동은 날렵함이 더해졌다.


두 번째 시승차로 ‘CLS 450 4MATIC’을 탈 즈음이 돼서야 인테리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운전자의 시선에는 12.3인치 짜리 디스플레이 두 개가 좌우로 길게 들어왔다. 스티어링 휠 바로 뒤의 디스플레이에는 각종 운전 정보가, 그 옆의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들이 표시 되고 있었다. E클래스의 상위 트림에서 봤던 ‘와이드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CLS의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 돼 있었다.

공기 통풍구는 단순하지만 매우 시각적인 기능이 들어가 있었다. 앰비언스 라이팅이 적용 돼 온도를 높여 더운 공기가 나오면 붉은 색이, 에어컨이 작동 돼 찬 바람이 나오면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실내의 조명을 64가지 색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분위기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뒷좌석이 3인석으로 바뀐 것도 큰 변화다. 이전 세대에는 뒷 좌석 한 가운데 두툼한 패널이 있어 최대 네 사람만 앉을 수 있었지만 3세대에서는 5인승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4인승이냐, 5인승이냐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다만 소비자 처지에서 봤을 때 최대 5명이 탈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는 선택에서 제법 큰 변수가 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운전석 등받이는 회전 방향에 따라 볼스터가 꿈틀거리며 운전자의 허리를 붙잡아 주고 있었다. S클래스의 상위 트림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 기능은 몬세라트의 굽이길을 오르내리는데 더 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

‘CLS 450 4MATIC’도 EQ부스트를 갖추고 있는데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367마력의 최대 출력을 EQ부스트가 22마력의 부가 출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가솔린 엔진이 51kg.m을, EQ부스트가 추가로 25.5kg.m을 낸다.

시승행사 이튿날, 마지막으로 시승한 CLS 400d 4MATIC은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가솔린 모델에서 선보인 EQ부스트는 없지만 가변 엔진의 연소 공정에 배치 된 밸브-리프트 컨트롤 기술로 연료 효율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저감시켰다. 3.0리터 디젤 엔진이 최대 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71.4kg.m을 생산해 낸다.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는 그대로였지만 동력으로 전달 될 때는 시시각각으로 잘게 부서져 가솔린 차량에서나 나올 법한 부드러움을 갖춘 것이 인상적이었다.


반자율 주행은 조작 버튼이 운전대 아래에서 운전대 안으로 가까워졌다. 왼손 엄지를 뻗어 간단하게 버튼을 아래 위로 밀어주기만 하면 벤츠가 자랑하는 반자율 주행 보조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었다. 양 차선의 중앙을 따라 알아서 가거나, 앞차의 흐름을 따라 속도 조절을 하는 정도는 기본이고, 반 자율 주행 모드를 가동한 상태에서 좌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가 알아서 차선 변경까지 했다. 차선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는 옆 차선에서 달리는 차와 후측방에서 달려 오는 차의 속도까지 계산에 안전이 확보 됐을 때만 차체를 움직였다.

내비게이션은 대부분 바르셀로나가 처음인 기자들도 이탈자 없이 목적지를 찾아가도록 안내했다. 유럽기준이기는 하지만 CLS 450 4MATIC의 복합연비는 12.8km/l이며 CLS 400d 4MATIC은 17.8km/l이다. AMG CLS 53 4MATIC+의 복합연비는 11.5km/l이다.

유럽 기준이 후한 편이기 때문에 복합 연비는 국내 인증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고, 가격은 아직 결정 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신형 CLS의 국내 출시 시기를 올 여름으로 잡고 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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