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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범 매직’ 꼴찌후보들을 모아 기적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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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비록 뒷맛이 씁쓸한 우승 확정이었지만, 올 시즌은 그야말로 ‘상범 매직’이다. DB가 돌풍을 넘어 우승까지 차지했다.

원주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69-79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삼성의 경기에서 2위 KCC가 83-88로 패했다. 이에 따라 DB(37승 16패)가 남은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2위 KCC(35승 18패)를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DB는 강력한 꼴찌후보에 불과했다. 은퇴를 앞둔 김주성은 노쇠했고, 윤호영은 부상여파로 MVP였던 모습을 잃었다. 그나마 주전으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가 두경민 한 명에 불과했다. 서민수, 김태홍, 김영훈 등 프로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후보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출전에 목마른 선수들에게 적절한 당근을 제시했다. 열심히 훈련한다면 누구에게나 출전시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한 두 명의 스타에게 의존하지 않고 12명의 선수 전원이 뛰는 ‘벌떼농구’를 표방했다. 아무리 스타선수라도 철저하게 출전시간을 배분했다. 노장 김주성은 4쿼터에만 집중적으로 기량을 발휘하도록 배려했다. 아무리 무명선수라도 최소 7분은 뛰면서 자기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DB는 가공할 3점슛과 속공으로 어느 팀을 만나도 강렬한 컬러를 선보였다. 특히 KCC와의 개막전 대역전승이 시작이었다. 14점을 뒤졌던 DB는 후반전 맹추격으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설마 될까?”했던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경기였다. DB는 내친김에 개막 후 5연승을 달렸고, 한 번도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달린 끝에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상범 감독은 “난 한 일이 없다. 뛰고 싶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뿐이다. 프로까지 올 선수라면 누구나 잠재력은 있다. 선수가 없기 때문에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2012년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 양희종, 박찬희, 김태술, 이정현 등 화려한 스타군단을 내세워 KGC에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안겼다. 공교롭게 상대는 노장들이 포진한 동부였다. DB에서 제2의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농구철학을 뒤집으면서 또 다시 정상에 섰다. 꼴찌후보들을 모아 우승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것은 ‘상범 매직’이란 말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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