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버튼, 첫 프로무대에서 일군 감격의 우승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11 17: 17

팔방미인의 매력을 뽐내며 생애 첫 프로무대에서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원주 DB 디온테 버튼(24)의 얘기다.
원주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69-79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삼성의 경기에서 2위 KCC가 83-88로 패했다. 이에 따라 DB(37승 16패)는 매직넘버를 소멸하면서 남은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2위 KCC(35승 18패)를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지난 2011-2012시즌 이후 6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의 쾌거를 누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상범 감독을 새롭게 선입한 DB. 사실 이상범 감독에게 주어진 역할을 리빌딩이었다. 선수단의 면면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대다수였다. 6강 이상을 꼽는 전문가들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의 마법과 같은 용병술로 식스맨급 선수들을 주축 선수들로 도약시켰고, 끊임없이 용기를 불어넣으며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DB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함은 외국인 선수 버튼의 맹활약이었다.

버튼은 올 시즌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선택을 받았다. 경력자를 선호하던 외국인 선수 지명 판세에서 드물게 신입 선수가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다. 여기에 1994년생이고 지난해 아이오와 주립대를 졸업한 버튼은 KBL이 첫 프로 무대이기도 했다. 드래프트에 앞서 실시된 트라이아웃, 그리고 대학시절 모습은 1라운드에 지명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실력 이상으로 적응력이 우선시되는 KBL 무대에서 신입과 첫 프로 무대를 경험하는 선수를 선택하는 모험을 한 DB였다.
하지만 이 선택은 DB에게 대박을 안겨다줬다. 신장은 192.6cm로 단신 외국인 선수의 범주에 속했지만 통통 튀는 탄력, 여기에 정확한 외곽슛 능력에 몰아치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에이스 본능까지. 빠지는 능력이 없었다. 어린 선수 특유의 기복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이를 폭발적인 에너지로 커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버튼은 토종 에이스 두경민과 함께 선두 질주의 선봉에 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31.4분을 소화하며 23.85점, 8.5리바운드, 3.7어시스트, 1.8스틸, 1.1 블록슛의 기록을 남겼다. 팔방미인의 매력을 뽐내면서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거듭났다.
6라운드 초반, 버튼은 향수병이 찾아오면서 다소 힘들어하는 기색을 내비치긴 했지만 다시 흐름을 되찾았다. 아울러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침 등 첫 프로 무대를 치르는 부분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두고봐서 버튼의 퍼포먼스는 올해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으뜸이었다. DB를 올 시즌 주인공으로 이끌기에 손색이 없었고, 본인 역시 첫 프로레벨의 무대에서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체력적인 부분은 이제 우승으로 4강에 직행하면서 휴식을 취하며 끌어올릴 수 있다. 정상 경기력을 찾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제 버튼의 목표는 단 하나, 통합 우승으로 향하는 것이다. /jhrae@osen.co.kr
[사진] 원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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