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故 조민기 미투→죽음 원망.."청주대 학생들 탓 아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3.14 14: 05

배우 조민기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여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이 피해 학생들을 지지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14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을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함께 마음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들은 "청주대 재학생/졸업생을 위한 상담 및 모임, 2차 가해자 신고를 위한 아카이빙, 청주대 항의전화, 불량 언론 대응 등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 더 방법을 찾겠다"며 "고립돼 있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를 탓하는 순간이 온다면 사실이 아니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 조민기는 2010년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여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았다. 지난달 급물살 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고 그가 부인하자 피해 당사자들과 목격자들의 폭로글이 쏟아졌다. 
결국 그는 사과문을 내며 경찰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지하창고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미투 피해자들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여러분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2차 가해가 이어지고 되려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여러분의 탓이 아니다. 누군가 원망한다면 그것은 가해자를 향해야 하는 분노를 잘못된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감쌌다. 
그러면서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 고백하며 용기를 내줘서 학내 폭력에 노출된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얻고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겠다. 이 터널을 지나갈 때까지 같이 어둠 속을 걷겠다.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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