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최고 148km' 삼성 보니야, 첫 술은 영 부족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3.14 15: 43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리살베르토 보니야(28·삼성) 이야기다.
보니야는 14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와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시범경기' 2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10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3개. 이 중 스트라이크가 56개, 볼이 37개였다. 3회까지 투구수가 67개로 많았지만 4~5회 합쳐 26구로 끊으며 간신히 5회를 채웠다.
김한수 감독은 13일 경기 전부터 이날 선발투수로 보니야가 나간다고 공개했다. 14일 경기에 앞서서는 보니야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한수 감독은 "구위가 좋은 투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지켜봤지만 한국에서 던지는 건 처음 아닌가. 나도 기대된다. 한 번 주목해보라"고 제안까지 했다.

보니야는 두 차례 연습경기서 다른 모습이었다. 첫 경기는 고전했다. 지난달 28일 롯데전서 2이닝 5피안타 4볼넷 6실점(2자책)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7일 LG전서는 4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안정적이었다. 두 경기 합산 6이닝 7실점(3자책).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좋은 모습을 기대하는 건 감독으로서 당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아쉬움이 가득했다. 1회부터 그랬다. 심우준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윤석민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카운트를 잡기 위한 초구(145km 속구)가 존 정중앙에 몰렸다. 공 자체의 위력도 뛰어나지 않았다. 앞서 출루한 심우준도 네 차례나 커트해내며 끈질긴 승부 끝에 안타를 얻어나간 바 있다.
2회를 무사히 넘겼지만 3회 다시 흔들렸다. 심우준이 2루타로 살아나가자 박경수와 멜 로하스에게 연이어 안타를 내줬다. 이어 무사 2·3루서 윤석민에게 좌월 석 점 포를 얻어맞았다. 7실점째.
보니야는 4회부터 안타와 볼넷 하나씩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보니야는 그렇게 김한수 감독이 공언한 80~90개 투구수에 딱 맞춘 83개를 던진 뒤 강판했다.
이날 보니야는 최고구속 148km의 속구를 23개 던졌다. 투심(최고구속 146km)도 21개 섞었다. 사실상 속구와 투심 위주의 투구였다. 체인지업(18개), 커브(15개), 슬라이더(7개), 포크(3개)도 섞어던졌지만 비중이 높지는 않았다.
제구가 문제였다. 사사구는 1개에 그쳤지만 공이 존에 몰리는 경우가 잦았다. 거기에 구위까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윤석민에게 내준 첫 홈런은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지만, 두 번째 피홈런은 투심을 몸쪽 높게 던졌다. 위력이 없어 윤석민의 배트에 제대로 걸린 셈이다.
삼성은 수년째 외인 잔혹사를 겪고 있다. 지난해만 봐도 앤서니 레나도-재크 페트릭이 36경기서 5승 합작에 그쳤다. 김한수 감독도 "외인 둘이 꼬이면서 시즌 계획이 초반부터 물거품됐다"고 회상했다. 결국 보니야와 파트너 팀 아델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그 첫 테이프는 좋지 않게 끊겼다. /ing@osen.co.kr
[사진] 수원=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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