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포수 고민’ 김경문-조원우, 트레이드는 필요없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15 14: 00

주전포수를 잃은 NC와 롯데가 시즌을 앞두고 포수 오디션에 한창이다. 김경문 NC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의 고민은 거의 같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목표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기도 했던 NC와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포수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NC는 창단 이후 팀의 안방을 이끌었던 김태군(경찰야구단)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잠시 팀을 비운다. 롯데는 팀의 핵심이자 간판스타 중 하나였던 강민호(삼성)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통해 부산을 떠났다.
포수는 한 명의 제대로 된 주전을 키우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포지션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하고, 그 기본기가 실전에서의 많은 상황과 만나 완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재능이 좋은 선수라고 해도 최소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게 배터리코치들의 이야기다. 지금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들도 다들 초창기에는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NC도, 롯데도 재능 있는 포수들은 있다. 전지훈련 기간 여러 포수들을 지켜본 김경문 감독은 일단 신진호(27)를 주전포수로 내정했다. 시범경기부터는 확실하게 밀어준다는 심산이다. 조원우 감독은 나종덕(20) 나원탁(24)이라는 20대 초·중반 포수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최종 결정을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세 선수의 1군 경험은 일천하다. 신진호는 9경기, 나종덕은 5경기, 나원탁은 12경기가 전부다. 그것도 다 지난해 데뷔했다.
숱한 시행착오가 예고되어 있다. 두 감독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NC와 롯데는 리빌딩 팀이 아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팀들로 엄연히 일정한 성적 기대치가 있다. 최소 가을야구는 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주위의 시선이다. 특히 FA 시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던 롯데는 구단 차원의 승부를 걸었다. 주축을 이루는 베테랑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1~2년이 대권에 도전할 적기다.
조원우 감독은 “포수는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우리가 만약에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팀이라면, 한 선수를 확실하게 낙점해 꾸준히 밀어주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다. 수비에서 문제가 일어나면 계속 투입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취지가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필연적으로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당장 팬들의 비난 여론부터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방면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갖춘 김경문 감독 또한 “경기도 이겨야 하고, 선수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감독이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데, 이기는 것과 기다리는 것 사이에서의 시간은 정말 길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적어도 수비에서는 좋은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 경기를 하다보면 당연히 실수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실수는 괜찮다. 그런 경우는 자신감을 잃지 않게끔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감독 모두 포수 돌려쓰기는 좋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것을 인정한다. 모든 포수들이 제대로 된 성공의 경험을 만들지 못한 채 한 시즌이 흐지부지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성적을 떠나 미래를 내다봤을 때 남는 게 많지 않다. 때문에 개막전 주전 포수가 큰 문제없이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수비 부문이 그렇다. 공격은 다른 선수들이 짐을 나눠 들면 된다는 생각이다. 두 팀 모두 타선이 그 정도 능력은 가지고 있다.
트레이드는 적어도 ‘포수 육성’ 흐름에서 가장 머리 아픈 시나리오다. 두 팀 모두 트레이드를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팀이 포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트레이드에 나선다면, 상대는 이런 사정을 이용해 비싼 값을 부를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향후 5년 이상을 책임질 만한 젊고 실력 있는 포수를 데려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몇몇 베테랑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트레이드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 두 감독도 이런 명제에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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