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진의 '세금 납부', 얼마나 견뎌야 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15 16: 00

세금 납부의 과정은 필연적인 상황이 됐다. 그런데 이 세금이 폭탄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현재까진 짙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진 상황이다.
롯데는 강민호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 포수진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어차피 맞이해야 할 상황이긴 했는데, 그 시기가 다소 빨리 왔고 갑작스레 다가왔다. 14년이라는 시간을 큰 고민 없이 생각했던 포지션이기에 갑작스런 공백에 부랴부랴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FA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의 협상 기간 동안에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강민호의 부재 상황을 대비해 훈련을 진행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단계를 본격적으로 밟았다. 포수 후보군에는 지난해 백업 포수 역할을 했던 김사훈, 2015년 1차 지명 포수 강동관, 지난해 신인 2차 1라운더 출신 나종덕, 강민호의 FA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나원탁 등이 올라 있다. 이들이 강민호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경쟁에 돌입했다.

우려는 어쩔 수 없었지만 베일 속에 가려진 것과 다름없었다. 실체를 알 수 없었기에 우려의 강도는 예측할 수 없었다. 덜 할수도, 아니면 상상 이상으로 더할 수도 있었다. 전자의 상황이라면 다행이었겠지만 시범경기 2경기를 치른 현재, 상황은 안타깝게도 후자에 가깝다.
지난 13일과 14일 LG전, 롯데는 4명의 포수를 번갈아 기용하면서 주전 포수로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13일 경기에는 나원탁이 선발 포수로 나서 6이닝을 소화했고 나종덕이 이후 3이닝을 책임졌다. 14일에는 김사훈이 선발 포수로 출장한 뒤 4이닝만 소화하고 5회부터 강동관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 포수진은 폭투 3개, 포일 1개를 범했다. 그리고 이 4번의 실수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정규시즌이었다면 상당히 치명적인 결과였을 것이다.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조 감독은 “시행착오의 과정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경쟁을 펼쳐야 하니 경직이 되어서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자신 있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동안 이들에게 꾸준히 포수 마스크를 씌우면서 경험을 쌓게 하고,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튀어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조원우 감독이 말한 시행착오, 그리고 실책들은 현재 포수진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과도 같은 상황이다. 이제 이 세금 납부의 과정을 얼마나 버티고 견뎌낼 수 있느냐가 롯데의 포수진 육성, 그리고 팀의 안정과 직결될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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