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상하이의 숙제, '목적타 서브-원정 지옥-리잉잉'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3.16 06: 00

 1차전은 완패했다. 2차전에 반격해야 한다.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배구 여제' 김연경(30)이 이끄는 상하이는 2017~2018 중국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있다. 1차전에서 패한 상하이는 오는 17일 톈진인민체육관에서 톈진과의 원정 2차전을 갖는다.
상하이 에이스 김연경이 1차전 부진을 만회해야 하지만, 수비에서 다른 선수들이 도와줘야 가능하다. 특히 톈진은 올 시즌 홈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안방 무패'를 자랑한다. '18세 괴력 소녀' 리잉잉은 첫 챔프전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파워를 자랑했다.

# 목적타 서브에 흔들린 상하이 리시브
상하이는 1차전 패배 분위기를 벗어나 평상심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가장 먼저 리시브 라인을 재정비해야 한다.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며 장점인 조직력이 사라졌다. 1차전, 상하이의 서브 리시브는 84회 중 63번 정확했다. 75% 성공률. 반면 톈진은 65회 중 62가 정확, 95.4%를 높은 수치를 보였다.
톈진은 이날 목적타 서브로 상하이 리베로(왕웨이이)를 최대한 피했다. 리시브가 좋은 김연경도 기피 대상이었다. 대신 레프트 양지에(34회)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었다. 양지에는 61.7% 정확도에 그치며 흔들렸다. 결국 상하이는 4세트에는 양지에를 빼고, 4강전에서 부상 당해 회복세인 장이찬을 선발로 내세워야 했다. 장이찬은 서브 리시브 15회 중 14개를 세터에게 정확하게 올렸다.
톈진은 철저하게 리베로와 김연경이 아닌 다른 선수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어 대성공을 거뒀다. 이날 상하이에서 리시브를 3번째로 많이 받은 선수는 정춘레이(라이트 공격수)였다. 톈진은 서브 득점으로 6점을 올렸다. 상하이(3점)의 두 배였다. 게다가 리시브가 흔들리자 세터 미양의 토스도 흔들렸다. 전위에서 김연경을 비롯해 공격수들은 입맛에 딱 맞은 토스를 때리지 못하면서 공격 성공률이 낮아졌다.
이에 반해 톈진은 리베로 멍쯔쉬안이 25회 중 24회 성공, 류샤오퉁(레프트 공격수)이 22회 중 21회 성공으로 완벽한 서브 리시브를 보여줬다.
# 원정팀 지옥, 톈진인민체육관
챔프전 일정은 상위 팀에게 불리한 면도 있다. 정규시즌 1위팀 상하이는 홈에서 1차전만 하고 2~3차전을 원정으로 치른다. 시리즈 초반은 원정 팀이 유리한 일정이다. 상하이가 1차전을 패하면서 분위기 싸움에서 더욱 불리하게 됐다.
무엇보다 톈진은 올 시즌 홈에서 극강이다. 4강 플레이오프까지 19승 4패를 기록했는데, 홈에서는 12전승, 원정에서는 7승 4패다. 상하이는 1라운드 조별리그 톈진 원정에서 주전 세터 미양이 출장하지 못하면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톈진은 4강전에서 1차전 랴오닝 원정을 승리했고, 홈에서 열린 2~3차전을 모두 세트 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승리하면서 챔프전에 올라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상하이는 4강전에서 1차전 홈에서 패했지만, 2~3차전 장쑤 원정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대반전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그 때처럼 반격해야 한다. 우승을 위해서는 원정에서 반드시 1승 이상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가야 한다. 톈진의 '홈 전승'을 깨지 못하면 우승도 물건너 간다. 
# '18세 괴력 소녀' 리잉잉
1차전에서 톈진 에이스 리잉잉(18)은 챔프전이 처음이었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52번의 공격 시도에서 27점을 올리며 성공률 51.92%를 기록했다. 2세트 15-15 동점에서 3번 연속 스파이크 실패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금방 다시 괴력을 발휘했다. 후위에서 제대로 토스가 안 된 어려운 2단 공격도 수 차례 득점으로 성공시켰다. 서브 득점도 4점이나 올려 총 31득점을 기록했다.
상하이의 김연경과 정춘레이는 나란히 30회 공격을 시도했고 12득점씩(성공률 40%) 기록했다. 블로킹과 서브 득점까지 김연경과 정춘레이의 득점 합계(26점)보다 리잉잉 혼자 득점(31점)이 더 많았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리잉잉은 이기든 지든 항상 가장 안정적인 선수이며 득점왕이다. 어떤 사람들은 리잉잉에 대해 '키를 포함해 스파이크, 공의 속도, 힘, 각도 등이 모두 예술, 아름다움의 일종이다'고 극찬한다"고 평가했다. 어린 나이에 엄청난 기량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상하이는 센터 양저우가 리잉잉의 스파이크를 7차례 블로킹 득점을 올린 것이 위안이다. 그럼에도 리잉잉은 기가 꺾이거나 지치지 않았지만. 리잉잉은 "김연경의 플레이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공을 다루는 데 좀 더 성숙해야 하고 정확하게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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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PAP, 중국배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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