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없어"vs"편집 과정 실수"..'키스 먼저', 시 도용 논란 사과 [종합]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3.20 14: 55

SBS '키스 먼저 할까요'가 시 도용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훤 시인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다시보기와 재방송에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키스 먼저 할까요' 18회 엔딩에는 손무한(감우성 분)과 안순진(김선아 분)의 결혼식 장면이 그려졌고, '나는 오래 멈줘 있었다. 한 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라는 글귀와 함께 감우성의 내레이션이 삽입됐다. 
방송 후인 19일 이훤 시인은 자신의 SNS에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문장을 도둑맞았어요. 엔딩에 대사로 사용된 문장들은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 수록한 시"라며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용하셨더군요. 인용도 아니고 대사로요. 두 문장이니 짧은 독백으로 소비하셔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셨나봐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이런 식의 도용은 정말이지 괴롭다. 방송작가라면 창작하는 이의 마음을 뻔히 아실 텐데 어찌 다른 창작자의 문장을 아무렇게나 가져다 쓰시는지"라는 글을 게재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키스 먼저 할까요'의 한 관계자는 OSEN에 "배유미 작가는 대본에 시의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의 실수로 누락이 됐다.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스 할까요'의 18부 대본 마지막에는 '이훤 시인의 詩'라고 적혀 있다.  
이후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시의 출처 및 저자는 대본상 분명하게 명기되어 있었으나, 제작물을 편집, 송출하는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이 부분이 누락되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이후의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서는 이 문제를 철저하게 바로잡겠습니다"라며 "제작진은 시인 이훤 님께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리며, 이훤 시인님의 아름다운 문장을 시청자께 들려드리고 싶은 순수한 의도였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말씀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일로 상처받으셨을 시인 이훤 님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리며, 제작진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제작의 전 과정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다음은 SBS의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입니다. 
18부 에필로그에 나온 손무한의 나레이션이었던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 한 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는 문장은, 이훤 시인님의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 수록된 시,  '철저히 계획된 내일이 되면 어제를 비로소 이해하고'의 전문입니다.
시의 출처 및 저자는 대본상 분명하게 명기되어 있었으나, 제작물을 편집, 송출하는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이 부분이 누락되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이후의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서는 이 문제를 철저하게 바로잡겠습니다.
제작진은 시인 이훤 님께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리며, 이훤 시인님의 아름다운 문장을 시청자께 들려드리고 싶은 순수한 의도였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말씀 드립니다. 
이 일로 상처받으셨을 시인 이훤 님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리며, 제작진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제작의 전 과정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parkjy@osen.co.kr
[사진] '키스 먼저 할까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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