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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 외면' 김연경, 토스 좀 올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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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어느 스포츠든 결승전, 단판 승부에선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에이스의 능력에 주목하고, 에이스가 해결해야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에이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맡겨야 한다.

그러나 '배구 여제' 김연경(30)은 우승 트로피를 앞둔 챔프전에서 외롭다. 공격 점유율이 너무 낮다. 김연경이 이끄는 상하이는 2017~2018 중국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톈진에 1승 2패로 뒤져 있다. 1차전을 패한 후 2차전에서 승리했으나, 3차전에서 다시 패배했다.  

상하이는 오는 24일 상하이 루한체육관에서 톈진과 4차전을 앞두고 있다. 상하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김연경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상하이가 패한 3차전을 되돌아보자. 3차전에서 김연경은 팀 공격 시도 148회 중 고작 39차례 스파이크를 때렸다. 26.4%의 공격 점유율이었다. 라이트 공격수 장레이가 28차례(점유율 18.9%) 때렸다.

반면 3차전에서 150회 공격을 시도한 톈진은 '괴력 소녀' 리잉잉이 무려 71차례(점유율 47.3%) 시도했다. 보조 레프트인 류샤오퉁이 김연경과 비슷한 37차례(점유율 24.7%) 공격을 시도했다. 상하이 에이스인 김연경은 상대팀 부공격수와 비슷한 비율에 그쳤다.

김연경은 챔프전 1~3차전에서 공격 성공률 40.5%(121회 시도, 49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좋은 성공률에도 스파이크 기회가 적어 경기당 평균 득점은 18.3점으로 적은 편이다. 톈진의 에이스 리잉잉은 3경기에서 90득점, 평균 30점을 기록 중이다. 김연경보다 매 경기 12점 가량 많다.

이는 공격 시도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연경은 패한 1차전에서 점유율 24.8%(30회 시도)에 그쳤으나, 상하이가 승리한 2차전에서는 팀 공격(154회)의 33.8%(52회)를 차지했다. 3차전에선 26.4%로 1차전과 비슷했다.

리잉잉은 1차전 42.9%(52회 시도), 2차전 46.7%(79회 시도), 3차전 47.3%(71회 시도)의 공격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많은 공격을 하기에 득점도 평균 30점에 이른다.  

# 김연경-리잉잉 에이스 득점&공격점유율 비교(1~3차전)
선수    김연경        리잉잉
1차전  13점(24.8%)  31점(42.9%)
2차전  26점(33.8%)  28점(46.7%)
3차전  16점(26.4%)  31점(47.3%)
*()은 공격점유율. 

상하이 세터 미양은 전위에 있는 김연경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레프트 자리의 김연경이 기다리고 있는데, 센터에게 속공을 시도하다 호흡이 맞지 않아 실수하는 장면도 곧잘 있다. 김연경의 백어택 능력이 있음에도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는다.   

3차전 4세트 매치 포인트에 몰렸을 때, 김연경은 후위였다. 랠리가 이어지면서 김연경은 세터의 토스 타이밍에 백어택 라인에서 계속해서 점프하며 토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세터 미양이 올린 공은 한 번도 김연경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김연경은 5~6차례 점프를 하며 헛심만 썼다. 이는 단적인 장면이다. 1~3차전에서 계속 이어지는 현상이다. 미양은 오히려 라이트 정춘레이가 후위에 있을 때 백어택을 가끔 올려 준다. 

제 아무리 공격 능력이 좋아도 기회가 와야 보여줄 수 있다. 김연경은 퀵오픈이가 상대 블로커를 따돌린 좋은 토스를 제공받기 보다는 2단 공격,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토스를 때리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김연경은 후위에 있을 때 더 바쁘다. 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디그, 서브 리시브 준비로 볼 터치가 많다. 3차전에서 디그를 19회 시도해서 15개를 걷어 올렸다. 리베로 왕웨이이(21회 시도, 15회 성공)와 별 차이가 없다. 

3차전에서 톈진은 1~2차전과는 달리 김연경을 향해 서브를 시도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체력을 소모하려는 작전으로 보였다. 그러나 웬만한 리베로 보다 실력이 좋은 김연경은 서브 리시브를 20회 받아내 19회를 정확하게 올렸다. 

4차전 세터 미양이 김연경에게 많은 토스를 올려줘서 김연경이 호쾌한 스파이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까.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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