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한동민의 다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지우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3 15: 11

한동민(29·SK)이 다시 뛸 준비를 마쳤다. 발목 부상을 털어내고 새 각오로 새 시즌을 맞이한다. 단점 보완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장점을 확실하게 살린다는 각오다.
한동민의 2017년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다. 103경기에서 29개의 대포를 기록하며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발돋움한 것은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9월 경기 중 도루를 시도하다 발목을 크게 다쳐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것은 나쁜 일이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모두 겪어서 그럴까. 한동민은 좋은 일을 많이 잊었다고 말한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알고 있다. 혹자는 30홈런을 바라기도 하고, 혹자는 100타점을 기대하기도 한다. 선수 스스로도 욕심을 낼 법하다. 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한동민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고, 좋은 시즌을 보내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내가 지금껏 경기에 많이 나간 것은 아니다. 경험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경기에 뛰다보면 언제, 어디서든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보완하면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야구 선수들의 경력은 3년 정도는 꾸준한 성적을 내야 쌓인다고 한다. 1년 반짝하고 사라진 선수들을 봐온 한동민에게 방심이나 자만이라는 단어가 낄 자리는 없다. 그래서 더 부지런하다. 발목 상태가 아직 100%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일찍 나와 경기 준비를 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늦게까지 경기장에 남아 보강 운동을 하기도 한다. 한동민은 “해야 할 일이 많이 생겼다.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웃었다.
발목 부담은 안고 가야 한다. 한동민은 “올해는 아무래도 통증을 안고 가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한다. 그러려니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면서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피곤하겠지만 부지런해야 한다. 다행히 수비시 쫓아갈 때는 부담이 크지 않다. 베이스러닝 때 뛰는 자세가 안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트레이닝 파트와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정상 복귀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한동민의 타격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발사각이다. 현재 한동민이 타석에 들어서면 거의 모든 팀이 수비 위치를 우측으로 당긴다. 60%에 가까운 타구가 우측을 향하기 때문이다. 발사각이 조금만 더 높으면 우중간을 총알같이 가르는 타구가 나올텐데, 그것이 조금 낮아 2루수 라인드라이브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만약 타구를 좀 더 띄우고, 좌측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면 한동민은 진정한 3할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지는 않기로 했다. 한동민도 “처음에는 의식을 많이 했다. 시도도 많이 했고, 신경 쓰고 연습도 했다”고 떠올리면서 “아직은 내가 그만한 배트 컨트롤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경기에서는 투수들과의 수싸움을 하기도 바쁘다. 차라리 의식을 하지 않고 치면서 타이밍만 신경을 쓰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우측을 뚫을 수 있도록 더 강한 타구를 날리면 된다”는 말에서 해법을 느낄 수 있다.
한동민은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장점을 더 살리고, 단점은 점차 지워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행히 컨디션은 좋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929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대포도 신고했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생활에 역설적으로 다시 배고픔을 찾은 한동민이 2018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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