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변화’ NC의 ‘새 포수진’이 가져올 영향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24 06: 20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 마산구장의 홈 덕아웃 뒤편에는 그동안 지난 2013년부터 참가한 1군 개막전에 나섰던 선발 라인업이 적혀져 있다. 매 시즌 구단이 써 내려온 역사의 시작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다. NC 창단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이 라인업을 거쳐갔다. ‘호부지’ 이호준을 비롯해, 나성범, 박민우 등 현재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들까지.
그런데, 2013년 이후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가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선수들은 모두 부상과 세대교체 등의 이유로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한 적이 있었지만, 이 선수는 언제나 개막전은 물론 줄곧 팀을 지탱했다. 바로 포수 김태군이다. 김태군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어떤지를 어느 정도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역시 역사에 남을 개막전 라인업에 김태군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김태군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올 시즌은 물론 내년까지 NC의 개막전에 함께할 수 없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포수가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된다. 과연 새로운 포수진은 한 시즌 동안 팀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진호, 박광열 등 젊은 포수진을 중심으로 김종민, 윤수강 등이 경쟁체제에 합류해 포수진을 꾸릴 생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포수 출신으로 팀을 이끌어나갈 포수가 얼마나 귀하고, 얼마나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지 알고 있는 인물. 그렇기에 스프링캠프 동안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모든 포수들을 골고루 기용해가면서 능력치를 확인하고 훈련의 성과를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시범경기 초반, 신진호에게 주전 포수를 낙점하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고, 그 의지가 라인업에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NC는 신진호에게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의 주전 포수를 맡기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정범모를 팀에 합류시켰다. 일단 정범모는 신진호, 박광열, 김종민, 윤수강 등 기존 포수진에 비해 경험이 월등하다. 1군 출장 경험만 333경기다. 비록 한화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 잡지 못했고, 때로는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군 경험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경험이 포수 포지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월등하다.
또한 NC는 정범모의 잠재력이 완전히 터지지 않았다고 보는 측면도 있다. 타격 쪽에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장타력을 갖고 있는 편이었고, 프로 무대에서도 12개의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포수 리드는 앞으로 호흡을 맞춰나갈 부분이고, 포수로서 기본적인 경험과 잠재력, 여기에 타격적에서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NC는 정범모를 김태군이 없는 2년 간 주전 포수로 활용하기 위해 데려온 것과 같다.
일단 개막전 엔트리에는 정범모를 포함해 신진호, 박광열까지 총 3명의 포수가 이름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의 의중이 중요하지만, 정범모가 개막전 라인업에 먼저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5년 간 변화가 없었던 포수 포지션의 첫 변화가 일어나는 날이기도 하다. 지금의 변화가 올 시즌 내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감히 예단하기 힘들다. 앞으로의 전망을 장밋빛으로 만들 수도 있고, 어둡게 만들 수도 있다. 과연 5년 만의 변화가 시작되는 2018시즌 개막전, 그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정범모.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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