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롯데-LG-한화, 21세기 첫 우승 가능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4 06: 26

21세기 첫 우승이라는 꿈은 실현 가능할까.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상대적으로 긴 롯데·LG·한화의 행보가 흥미롭다. 타 팀에 비해 적극적이었던 투자가 성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었다. 이보다 기억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팀도 있다. LG는 1994년, 롯데는 1992년이다. 21세기 들어서는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팬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다. 물론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과감한 프리에이전트(FA) 베팅으로 세간의 관심을 샀다.
한화는 대표적인 큰 손이었다. 2014년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하는 등 FA 시장에서 총액 기준 178억 원(이하 보상금·보상선수가치 제외)을 썼다. 2016년에는 내부 최대어였던 김태균을 잡는 것은 물론 정우람 심수창을 영입하며 역시 191억 원을 베팅했다. 이 금액은 단일 시즌 FA 투자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여기에 경력이 화려한 외국인 선수들까지 데려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롯데는 최근 5년으로 좁히면 가장 많은 돈을 FA 시장에 쓴 팀이었다. 2014년 강민호 최준석 등에 총 127억 원, 2016년 손승락 윤길현 송승준에 138억 원, 2017년 이대호 하나에 150억 원, 2018년에는 손아섭 민병헌 등에 188억 원을 썼다. 점점 손이 커지고 있다. LG는 두 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금액이 적다. 그러나 차우찬 김현수의 영입에서 보듯이 확실한 선수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 부었다. 절대적인 투자액이 적은 팀은 결코 아니다.
투자는 우승을 바라본 포석이다. 세 팀의 포지션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목표는 “이른 시간 내에 우승”이라는 목표는 공통적이다.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인데, 올 시즌 행보가 주목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롯데는 ‘윈 나우’를 선택했다. 롯데는 몇몇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적잖다. 지난해 젊은 피를 대거 발견하기는 했지만 핵심 선수들도 전성기에 이른 나이인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1~2년 내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언제 이런 멤버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도 즉시 전력감들을 데려온 것 또한 이런 구단 기조와 맥이 닿아 있다.
이에 비해 ‘윈 나우’ 전략에서 한 차례 실패한 한화는 다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한화는 팀의 숙원인 가을야구를 위해 2015년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일단 성적을 내겠다는 구단의 강한 의지였다. 투자도 통 크게 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고 이제는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때다. 이글스 레전드 출신 한용덕 감독을 영입하며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기로 했다. 올해는 탄탄한 기초 공사가 필요하다.
LG는 중간쯤에 있다. 롯데처럼 당장 달리기도, 그렇다고 한화처럼 ‘리빌딩 시즌’을 천명하기도 쉽지 않다. 전력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포스트시즌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삼성 시절 숱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한 류중일 감독을 영입했다. LG도 2019년을 바라보고 있었던 팀이다. 올해 성과를 낸 뒤 내년에는 대권에 도전한다는 심산이다. 두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류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가 모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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