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7년의밤’ 장동건 “인생캐릭터 욕심없다...제일 열심히 한 영화”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3.24 11: 01

배우 장동건이 잘생김을 내려놓고 무자비한 악역으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을 통해 배우 인생 25년 만에 첫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 분)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 분)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장동건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7년의 밤’을 선택한 이유로 “원작을 읽고 나서부터 관심이 생겼다.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빨리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하던 차에 섭외가 왔다. 감회가 새로웠다”
며 “그런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부터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들어가야 되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언제나 멋지고 젠틀할 것만 같았던 장동건은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계획하는 남자 오영제로 분해 과감한 M자 탈모 헤어스타일과 극한의 감정연기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많은 고민 끝에 장동건은 자신만의 오영제를 만들었고 또 다른 그의 모습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를 선택하고 접근했을 때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원작을 읽고 제가 그린 오영제는 굉장히 샤프하고 전형적인 싸이코패스 느낌이었는데 감독님과 처음 이야기를 나눴을 때 다르게 그리고 싶어 하시더라. 어떤 것까지 생각하셨냐면 시골마을 지역사회 사냥꾼 같은 느낌. 의상 같은 것도 사실 털 달린 옷 같은 것 그런 이미지로 생각을 하셨다. 그러면서 캐릭터나 외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 영화 속 모습이 나오게 됐다.”
오영제는 원작과 비교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캐릭터다. 원작 속 오영제가 날카로운 싸이코패스 느낌이었다면 영화 속에서는 오영제가 그렇게 된 이유와 부성애가 더해지며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해졌다.
“원작의 싸이코패스라는 것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연기했다. 본인이 그렸던 세계가 있는데 그것을 최현수라는 사람이 파괴하게 되고 오영제도 나름의 방식대로 가족들을 사랑한 것 같다. 그것이 잘못된 방식이기는 했지만. 관객들이 누구 편을 들어야할까 생각했을 때 상업적인 판단을 하면 한 쪽 편으로 가는 게 유리할 수 있지만 감독님도 그런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다른 종류의 부성이 충돌을 해서 관객들이 누구 편을 들어야하는지 모르는 상황, 오영제라는 사람도 어떻게 보면 납득이 가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 점에 신경을 썼다.”
‘7년의 밤’이 개봉하기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때문에 항간에는 영화가 별로여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동건은 “사실 문제가 있어서 미뤄진 것이 아니다. 다른 이유는 없고 감독님의 열의와 집착, 완성도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 좋게 가기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기존의 일상적인 스케줄보다는 늦어지긴 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은 전혀 아니었다. 답답하기 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더 좋게 하기 위한 것을 알기 때문에 차분히 기다렸다”고 전했다.
영화 속 장동건을 떠올리면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이유 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이 되는 것 같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그런 영화들이다. 최근에는 사실 그런 역들만 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역을 할 때가 눈에 많이 띄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에 반해 드라마에서는 밝고 경쾌한 캐릭터로 사랑 받았다. 그는 “아무래도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보는 사람의 목적이 다르니까. 조금 더 경쾌하고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해 영화 같은 경우에는 표현 수위가 높다보니 깊은 감정이나 표현 범위가 넓은 것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7년의 밤’ 이후 배우로서의 연기관이 달라졌다는 그는 “그 전까지는 제가 저한테 식상해져있었다. 내 스스로가 좀 신선하지가 않고 내가 무슨 또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지 했을 때 답도 잘 안 떠오르고 했는데 이 작품을 만나고 그런 느낌을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번 영화로 인생 캐릭터가 경신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솔직히 그런 욕심은 크지는 않다. 잘했는지 잘 못했는지를 떠나서 이 작품은 저한테는 제일 열심히 한 영화로 남을 것 같다. 예전에는 잘했다는 소리가 듣고 싶고 그랬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거 다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다음 거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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