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실있던 첫 발' 한기주, 569일만에 시작된 부활 날개짓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3.25 06: 33

'10억팔' 한기주(31·삼성)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게 새로운 첫 발을 내디뎠다.
한기주는 지난 2006년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고교시절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초고교급' 투수로 꼽혔고, KIA는 10억원의 계약금으로 한기주를 향한 기대를 보였다. 이는 여전히 신인 선수 최고 계약금으로 남아있다.
데뷔 첫 해 한기주는 10승 11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26으로 화려한 등장을 한 한기주는 2007년과 2008년 각각 25세이브 26세이브를 기록하며 자신을 향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후 부상이 찾아왔고, 경기를 나서는 시간보다 재활의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부상으로 인한 부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기주는 지난 2017년말 트레이드로 KIA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한기주의 마운드 시계는 2016년 9월 1일 삼성전에 멈춰있었다. 그리고 569일 만인 지난 24일 한기주는 이번에는 마지막 적으로 상대했던, 상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잦은 부상 속 150km/h의 불꽃 같은 직구는 없었다. 그러나 내실있게 안정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펼쳤다.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잡고 있던 8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첫 타자 국해성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이후 두 타자로 범타로 처리했다.
한기주가 8회말을 무사히 넘기자 삼성은 9회 두 점을 달아났고, 삼성은 6-3 승리를 거뒀다. 한기주는 2016년 8월 21일 LG전 이후 자신의 통산 10번째 홀드를 추가했다.
경기를 마치고 한기주는 "팀을 이적해서 처음 던졌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라며 "처음이라 약간 긴장도 됐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에 대한 피칭 점수를 묻자 "오늘 경기는 70점 이상은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그동안 잘 준비해왔고,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어서 그 정도 점수는 줘도 될 것 같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랜 시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면서 더욱 야구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졌다. 마운드에 오른다는 자체가 한기주에게는 그저 소중할 뿐이다. 150km/h라는 구속에 대한 미련도 조금은 접었다. 그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또다시 새로운 팀에 온 만큼, 잘 적응하고 경기에 나서겠다. 어디에서든 야구를 하는 것은 똑같다"라며 "구속도 몸이 더 풀리면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크게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만큼 목표는 '아프지 않기'다. 한기주는 "그동안 부상 때문에 1군에 있는 시간이 절반도 안됐는데, 부상없이 올 시즌 끝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