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 작렬’ 김태완이 말하는 박병호 효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3.25 08: 09

선수들이 피부로 실감한 ‘박병호 효과’는 더 컸다.
넥센은 24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와 개막전서 김태완의 첫 홈런, 박병호의 멀티안타 로저스 호투 등을 내세워 6-3으로 이겼다. 넥센은 2016년부터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한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서건창(2루수), 초이스(우익수), 김태완(지명), 박병호(1루수), 김하성(유격수), 고종욱(좌익수), 김민성(3루수), 이정후(중견수), 박동원(포수)의 타순을 짰다. 김태완이 3번 타자로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4번에 박병호가 대기하고 있어 투수들은 김태완과 정면승부해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 노련한 김태완은 투수들의 의중을 읽고 넥센의 시즌 첫 홈런을 뽑았다.
김태완은 3회말 한화선발 샘슨의 초구 140km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측담장을 넘겼다. 넥센이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터진 소중한 추격의 시발점이었다. 김태완의 한 방 덕분에 2실점으로 흔들리던 로저스도 6⅔이닝 9피안타 1볼넷 6삼진 3실점 2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4회는 ‘박병호 효과’를 제대로 실감한 장면이었다. 고종욱, 이정후의 연속 안타 후 박동원, 서건창까지 연속 안타가 터졌다. 2사 1,2루 상황에서 김태완이 타석에 섰다. 부담을 느낌 샘슨은 김태완과 승부에서 볼넷을 주고 말았다. 4번에 박병호가 있기에 무조건 김태완을 잡아 이닝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 박병호 앞에서 주자를 모아주는 것은 필패라는 생각에 제구가 마음대로 잡히지 않았다.
박병호가 때린 타구를 3루수 오선진이 송구실책을 범했다. 전력질주한 박병호는 소중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박병호 효과였다.
경기 후 김태완은 “감독님의 기대에 보답하려 했다. 공격적으로 공이 들어와 적극적으로 휘둘렀더니 홈런이 됐다. 박병호뿐 아니라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도움이 된다. 박병호가 투수를 어렵게 하니까 나와 승부할 것이다. 뒤에서 너무 잘 쳐준다. 박병호 효과가 확실히 있다”며 엄지척을 했다.
친정팀 한화에 강한 이유는 뭘까. 김태완은 “2013년 이후 첫 개막전 선발이라 설렜다. 긴장보다는 야구를 한다는 것이 즐거웠다. 경기에 목말랐다. 한화에 강하기보다 그냥 한화를 많이 상대해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김태완이 확실한 3번 타자로 자리를 잡으면 ‘넥벤져스’ 타선은 더 강해진다.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을 지명타자는 물론 좌익수로 쓸 생각도 있다. 김태완은 “미국에서 편하게 좌익수를 봤는데 좋게 봐주셨다. 감독님이 수비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신다. 수비가 부족하지만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면서 외야수 출전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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