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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김태형 두산 감독의 ‘깊은 생각’

2018년 프로야구 KBO 리그는 아시안게임 휴지기로 인해 개막을 앞당기는 바람에 시범경기 기간이 너무 짧았다. 전력 점검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던 만큼 각 팀마다 시즌 초반에 예기치 못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그런 조짐이 LG와 롯데 같은 구단에서 엿보인다.

올해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각 방송 해설위원 등)의 일반적인 예측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를 첫 손에 꼽으면서 SK와 넥센 등을 상위권으로 분류했다. 반면 지난해 준우승 팀인 두산은 10개 구단 가운데 전력유출만 있고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인지 5강권 열외로 분류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제 겨우 5게임을 치른 마당에 섣부른 평가는 부질없는 노릇일테지만, 3월 29일 현재 두산이 4승1패로 일찌감치 선두에 나선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력 약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득점기회에서의 타선의 집중력, 안정된 선발진과 신예 불펜진이 조화를 이룬 팀 짜임새가 돋보인다.

뚝심과 배짱, 강단의 지도자인 김태형(51) 감독은 팀 성적에 대한 외부의 평가나 시선과는 별개로 올해를 우승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팀 전력 구축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태형 감독은 “냉정하게 볼 때 올해가 고비라고 본다. (팀 전력이)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우승을 했으니까 조금만 더 잘 한다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구단안팎의 어설픈 시선을 경계하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해’로 내실을 꾀하겠다는 얘기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작년에 준우승 했으니까 조금만 더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객관적인 판단으론 올해 (두산이) 5강드는 것조차 빠듯하다. 감독 개인 목표는 우선 4강에 드는 것이다.”

김 감독이 이같은 발언은 단순한 엄살이 아니다. 외야의 한 기둥이었던 민병헌이 빠져나갔고 불펜진도 노쇠화했다. 다른 구단들은 FA다 뭐다 해서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였지만 두산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김 감독이 “뭔가 만들어 놓아야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고 말한 것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전력 강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한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우선 불펜진의 과감한 세대교체로 두산 구단 변화의 실마리를 찾았다. 겨우 스무 살밖에 안 된 나이 어린 선수들인 이영하(21), 박치국(20), 곽빈(19)을 이른바 ‘불펜 필승조’로 기용하는 것은 모험이자 두산의 초석을 다지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젠 한 점 차 따라붙는 야구를 안 하려고 한다. 엊그제(28일)도 곽빈이 나갈 상황이 아니었는데 함덕주를 아끼려고 내보냈다. 길게 봐서 상황에 따라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다. 다행히 2군에 내려보내겠다는 얘기를 안하니까 잘 던져주고 있다.”(웃음)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 이들을 집중 기용하고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구단 타자들이 두산 불펜진을 파악하고 노리고 들어올 것이다. 페넌트레이스를 끌고 가기에는 이 투수진이 버겁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한다.”면서 일선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한 2차적인 구상도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독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은 여느 지도자나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타자들에게는 ‘좌우지간 공격적으로’를 주문한다.

“우리 야수들은 배포가 작다. 자꾸 공격적으로 치라고 주문을 하지만 감독이 마냥 강하게 나가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선수들이 꾀를 피우지는 않지만 감독 눈치를 보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더군다나 우리 타자들은 너무 자기 개인기록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하루 종일 타격 폼을 생각하고 방망이 치는 데만 몰두하면 오히려 야구가 재미있어지지 않고 잘 안 된다.”

타자들의 개별화를 경계하고 '우리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감독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롯데가 강민호를 삼성에 내준 뒤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두산은 양의지라는 안방지킴이가 든든한 것이 무엇보다 안심이다. 비록 백업포수 박세혁이 다쳐서 한 달 가량 결장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김 감독은 “배팅이 약해서 그렇지 수비는 정승현이 잘 한다. 양의지를 풀로 쓸 수 없어 일주일에 한 번은 선발(출장)을 바꿔줘야하는 데 투수들이 불편해하면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는 고민도 내비쳤다.

2015년부터 두산 구단의 지휘봉을 잡고 한국시리즈 2연패와 준우승을 차례로 일궈냈던 김태형 감독의 시선은 올해를 발판 삼아 재도약을 꿈꾸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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