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4홀 뒤 4개홀 더, 박인비 준우승했지만 더 또렷해 진 ‘여제의 귀환’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03 06: 42

 박인비(30, KB금융그룹)가 이틀에 걸친 연장 승부 끝에 올 시즌 첫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했다.
박인비는 한국시간 3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 6,76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 한화 약 29억 6,000만 원) 연장전에서 스웨덴의 페르닐라 린드베리(32)와 8차에 이르는 연장혈투 끝에 준우승했다.
2일 연장 4개홀을 겨루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일몰로 경기를 중단했다가 이튿날 아침 못다한 숙제를 재개했다.

시즌 첫 메이저 퀸을 위한 둘의 매치플레이는 파4 10번, 파3 17번, 파5 18번홀을 돌아가며 펼쳐졌다. 팽팽한 긴장감은 3개홀을 한바퀴 돌고도승부가 결정나지 않았다. 다시 10번홀로 돌아가 8번째 맞대결이 펼쳐졌고, 이 홀에서 기나긴 혈투에 종지부가 찍혔다. 역설적이게도 승부는 박인비의 장기인 퍼팅에서 갈렸다. 
이번 대회 들어 유독 퍼팅 감각이 빛났던 페르닐라 린드베리가 10번홀 그린에서 9미터 남짓한 장거리 퍼팅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순간 ‘여제’ 박인비도 운명을 직감한 것이었을까? 린드베리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버디 퍼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홀컵을 빗나가고 말았다.
박인비는 2013년 이 대회 우승 이후 5년만에 다시 포피의 연못에 뛰어 드는 모습을 상상했으나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박인비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여제의 완벽한 귀환이라는 믿음을 얻었다. 지난 달 19일의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채 한달도 되지 않아 또 다시 우승 문턱까지 다가가면서 부상에서 더 강해져 돌아온 박인비의 건재함을 천하에 알렸다.
LPGA 투어도 세계 랭킹 3위에 그녀의 이름을 올림으로써 ‘여제의 귀환’을 공인했다. /100c@osen.co.kr
[사진] 박인비와 페르닐라 린드베리가 기나긴 연장 승부를 마치고 서로 포옹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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