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체크]'판정항의' 왜, 이용규 퇴장-이원석 괜찮았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14 00: 10

똑같이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했다. 한 선수는 퇴장을 당했고, 다른 선수는 계속해서 경기에 출장했다. 형평성에 어긋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한 선수는 욕설을 했고, 다른 선수는 1차 항의로 그쳤기 때문이다. 이용규(한화)는 욕설로 퇴장, 이원석(삼성)은 단순 어필로 퇴장을 모면했다.  
# 이원석과 이용규의 판정 항의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1회 2루타를 친 삼성 이원석은 2회와 4회 연속 삼진을 당했다. 2회 몸쪽 높은 공에 삼진을 당한 후 판정에 아쉬움으로 황인태 구심을 잠깐 바라보다 물러섰다. 4회에는 몸쪽 낮은 공으로 삼진. 이원석이 강하게 어필했다. 황인태 심판위원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러자 김재걸 3루 주루코치, 김한수 감독이 재빨리 뛰어나와 이원석을 말렸다. 김한수 감독은 황인태 구심과 이야기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덕분에 이원석은 퇴장 선언까지는 당하지 않았다. 
이용규는 7회 2사 1루에서 한기주의 몸쪽 높은 공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용규는 판정에 아쉬움으로 타석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이어 황인태 구심과 몇 마디 나눴다. 고동진 타격코치가 나와 이용규를 말리는데, 황인태 구심은 이용규를 향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한용덕 감독이 뒤늦게 나와 어필했지만 이미 퇴장이 선언된 뒤였다.
# 욕설은 퇴장
경기 후 대전구장 심판진은 이용규의 퇴장 상황과 관련된 설명을 한화 구단을 통해 설명했다. 올해부터 심판 판정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문의 사항은 홈팀 홍보팀을 통해 질문을 받아 답변한다.
심판진은 "이용규의 퇴장 사유는 욕설이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은 판정에 아쉬워한 이용규가 펄쩍펄쩍 뛰며 순간적으로 욕설을 했다고 한다. 이에 황인태 구심이 퇴장 선언을 한 것이다. 욕설은 퇴장이 맞다. 
그렇다면 이원석 경우는? 심판진은 "이원석은 단순 볼 판정에 대한 어필이었고, 김한수 감독이 바로 나와서 말렸기 때문에 상황이 정리됐다"고 퇴장 선언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KBO 관계자는 이용규 퇴장 이후 "경기 후 경위서를 받아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겠지만 이용규는 욕설을 해서 퇴장을 선언한 것으로 안다. 이원석은 조금 더 심판에게 어필했다면, 감독과 코치가 말리지 않았다면 퇴장을 선언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판정 항의가 곧장 퇴장은 아니다
KBO는 "올 시즌에 앞서 프로야구선수협회와 감독자 간담회를 통해 선수들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항의에 관련해 공지 사항을 공유했다. 볼 판정에 대한 질문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프로야구선수협회는 "볼판정에 대한 단순질의 자체가 금지되고 퇴장까지 이어져야 하는 지침이 야구규칙에 충실한 지 의문이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그러나 단순 질문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질문 한 마디에 퇴장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심판진도 융통성을 갖고 있다. 선수협의 과잉반응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질문이 원천봉쇄 된 것은 아니다. 질의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닌 과하게 행동한다거나, 지속적으로 항의하거나, 관중을 자극하는 등의 행동이 아닌 상식전에서 행동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심판 판정 문제에 불을 지핀 지난 3일 두산 오재원의 퇴장은 1차로 어필하고 난 뒤 덕아웃으로 가다가 다시 심판에게 어필하자, 그 때 퇴장을 선언했다. 오재원의 거듭 항의는 단순질의라고 볼 수 없었다. 
이원석의 경우는 단순 질의와 지속적인 항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했다. 김한수 감독이 빛과 같은 속도로 빨리 뛰어나와 말린 덕분에 퇴장을 모면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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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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