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⅔이닝 무볼넷' 류현진, 되찾은 핀포인트 제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17 15: 01

이젠 '파워 피처'가 아니라 '팔색조 투수'로 불러야할 것 같다. 그리고 칼날 같은 제구로 팔색조 패턴의 위력을 더하고 있다. 류현진(31·LA 다저스)은 팔색조 피칭 패턴에 칼날 같은 제구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난 11일, 오클랜드전에서 커터와 커브의 조합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던 류현진이었다. 제구와 구종의 다양성까지 추가하면서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다.

샌디에이고 상대로 류현진은 기본적으로 강점이 있었다. 샌디에고 상대로 통산 7경기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투수 친화' 펫코 파크에서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90의 기록으로 초강세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전의 샌디에이고와는 다른 팀이었다. 3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타선 자체가 이전보다 힘이 생겼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에 개의치 않았다. 지난 등판보다 더욱 제구를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오클랜드전 커터와 커브 중심이었다면 이날은 포심 패스트볼 위주였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9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구속보다 로케이션 자체가 완벽했다는 의미. 이날 류현진은 9개의 삼진 중 5개를 포심을 결정구로 사용해 뽑아냈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각각 2개 씩이었다.
다양한 구종이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가운데 들어오는 포심의 체감 구속은 더욱 빠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포심이 스트라이크 존 좌우로 꽉차게 들어왔다. 보더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완벽한 제구로 상대 타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결정구로 활용한 포심 5개 중 최고 구속은 91.2마일(약 146.7km)이었다. 
완벽한 제구력을 동반한 포심을 위력적으로 구사하면서 류현진은 보다 편한 투구를 펼쳤고 피홈런 1개가 있었지만 6회까지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무볼넷 경기 역시 이날 경기 류현진의 소득이기도 했다. 3일 애리조나와의 첫 등판에서 볼넷 5개를 내줬지만 이후 오클랜드전 1회 1사 후 맷 채프먼에 볼넷을 내준 뒤 이날까지 11⅔이닝 연속 무볼넷 기록을 이어가기도 했다. 
어깨 수술 이후 다시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류현진. 올 시즌 류현진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를 시험해가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이 시험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는 듯 보인다. /jhrae@osen.co.kr
[사진]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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