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독한놈 위에 독한놈 있다"..'독전' 배우들의 케미 열전(ft.故김주혁)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4.19 14: 00

“독한 놈 위에 더 독한 놈이 있다.”
내달 개봉을 앞둔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자신이 만든 캐릭터들이 갈수록 표독스러워지고 악해진다고 표현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을 변형한 셈이다. 독한 사람이 있는데 그보다 더 독한 사람도 있으니 악의 대결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이해영 감독은 19일 오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독전’의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 미장센이 많이 사용됐는데 이는 캐릭터들의 독함을 감추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며 “배우들의 연기 열전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말로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독전’은 아시아 지역을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이다. 조진웅이 형사 원호 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류준열이 마약 조직의 연락책 락 역을, 故김주혁이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 역을, 김성령이 하림의 여자 오연옥 역을, 차승원이 마약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 역을 맡았다.
더불어 박해준 진서연 강승현 서현우 김동영 등의 배우들이 개성 강한 캐릭터 역을 맡아 독한 시너지를 보탰다. 원호는 락부터 브라이언, 진하림을 만나 대결한다.
류준열은 이날 “독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시나리오에 끌려 선택을 하게 됐다”며 “어릴 때부터 관객으로서, 팬으로서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같은 작품을 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차승원은 “제가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할 수 있는 영화가 뭐가 있을까?’하며 헤매고 있었는데 이 영화의 제작자가 저와 친분이 있어 우정 출연 하게 됐다”며 “사실 이 영화에 대해 잘 모른다(웃음). 그런데 찍고 나니 (제작진, 감독과)우정이 생겼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단발머리’로 캐릭터를 연출해 비주얼적으로도 적지않은 충격을 안길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이날 “미친 캐릭터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라며 “처음 이 시나리오를 보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과 다르다”라며 “앞선 작품들이 감독으로서 1기였다면 ‘독전’은 감독 인생 2기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신인감독으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조진웅이 맡은 형사 원호 캐릭터가 영화의 전반을 이끈다며 “원호가 계속 여러 인물들을 만나는데 마치 도장 깨기 같았다”며 “워낙 뜨겁고 독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원호가 정의로운 형사지만, 그도 어느 순간부터 계속 독해지더라. 그의 독함과 그가 만나게 될 캐릭터들의 독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과학적으로 (온도를)맞췄다”고 디테인한 인물 설정을 전했다.
김주혁은 이 영화를 촬영한 후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했다. 이 감독은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치열한 연기 열정에 존경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김주혁 선배와 촬영할 때 정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다. 계속 지켜만 보고 있었다”라며 “선배님이 제게 질문을 많이 하셨다. ‘머리색은 어떨까?’ ‘피부색은 어떨까?’라는 등의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하나하나 답을 하면서 어떻게 연기하실 건지 여쭤봤다. ‘해봐야 알겠다’고 하시더라. 첫 촬영에서 선배의 첫 연기를 보고 난 후 너무 놀랐다”고 김주혁의 캐릭터 해석력과 연기력에 다시 한 번 감탄했음을 전했다. 이제는 그의 소감을 들을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 순간이었다.
예고만 봐도 김주혁을 비롯해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차승원 등의 배우들이 자신에게 덧씌워져 있었던 이미지를 버리고 반대로 활용하는 연기가 돋보인다. 다음 상황이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이들이 가진 비밀이 도대체 무엇인지 실체를 궁금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김주혁의 섬세한 연기와 조진웅의 날카로운 이미지의 모습으로 기존 매력에 새로움을 덧붙였다. 그들이 펼칠 케미스트리가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만나는 듯한 화려한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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