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체크] '완벽 부활' 린드블럼, 첫 등판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4.20 06: 35

조쉬 린드블럼(31·두산)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난 2015년 롯데에서 KBO 무대에 데뷔한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150km까지 나오는 묵직한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안정적으로 던지는 그는 KBO리그 첫 해인 2015년 210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의 모습까지 갖췄다.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요소들이었다.
기대를 받고 두산에 왔지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각각 4이닝 4실점, 5이닝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린드블럼은 시즌 첫 등판에서도 4⅓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다.

걱정스러운 시선이 생길 무렵 린드블럼은 두 번째 등판부터 본격적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30일 KT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4월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22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2.05로 활약했다. 시즌 초의 불안한 내용은 완벽하게 지우고 전성기 활약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 숙이지 않는 고개
일단 투구폼에서 미세하게 변화가 생겼다. 첫 등판에서 린드블럼은 공을 던지기 직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부터는 정면의 포수를 바라보고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미세한 차이였지만, 밸런스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던지기 직전 고개를 숙이고 드는 과정이 들어가면서 팔 스윙이 늦게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본인도 첫 등판 끝나고 영상으로 확인하자 바로 인지하고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린드블럼은 좋았을 때 폼은 꼿꼿하게 섰을 때다. 이 부분을 수정하면서 밸런스가 좋았을 때처럼 잡혔고, 공도 한결 묵직하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전력분석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두산 관계자는 "첫 등판에서는 아무래도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날씨 탓도 있었지만, 밸런스가 잡힌 효과가 있었다. 첫 등판보다 평균 구속이 2~3km정도 올라갔다"고 밝혔다.
린드블럼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코치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린드블럼은 "코치님들이 잘 지적해줘서 고칠 수 있었다. 선발과 선발 사이의 시간을 활용해서 수정에 들어갔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 앞으로도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 위력 찾은 포크볼. 넓어진 선택지
직구의 위력을 찾은 가운데 변화구 한 개가 안정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린드블럼은 직구를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 포크, 투심, 컷패스트볼 등을 구사한다. 이 중 포크볼이 안정을 찾았다. 총 4차례의 등판에서 린드블럼의 포크볼 구사는 10%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포크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포수 양의지는 "린드블럼의 장점은 다양한 구종이다. 너무 많은 구종이 있어서 어떤 공을 던지게 할까 고민이 될 정도"라고 웃어보이며 "확실히 구종 하나가 있으면 다양하게 경기를 풀 수 있어 좀 더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등판에서 린드블럼이 구사했던 포크볼은 총 8개. 그러나 이 중 볼이 5개였다. 그러나 이후 포크볼 제구를 잡으면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제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장 평가다. 두산 관계자는 "린드블럼의 무기 중 하나는 좌타자 타석에서 나오는 포크볼이다. 첫 등판에서는 이 공이 제대로 안 들어갔지만, 두번째 등판인 KT전부터는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하게 들어갔다. 본인의 감을 찾은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 오픈 마인드와 노력
투구폼 수정과 함께 변화구도 감을 찾았지만, 린드블럼의 가장 큰 장점은 '받아들이는 자세'다. 다양한 구종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도 롯데 시절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의지에서 나왔다. 코치진의 문제점 지적이 나왔을 때에도 곧바로 수정에 들어간 것도 열린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화려한 경력에 자신의 고집을 앞세우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아울러 '노력파'이기도 했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자신의 뜻대로 투구가 안되자 린드블럼은 불펜 피칭을 자청해 밸런스 잡기에 나섰다. 두산 관계자는 "옆에서 보면 린드블럼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잘 풀리지 않았을 때는 불펜에서 공을 던지면서 감을 찾으려고 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기술적으로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보완해야 될 부분이 나왔을 때 받아들인 린드블럼의 자세는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라고 볼 수 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OSEN DB,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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