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기류 못 타는 롯데, 스스로 억제하는 동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20 06: 38

왜 꼴찌 탈출을 하지 못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상승기류를 타야 하는 순간, 스스로 동력을 억제했다. 
롯데는 지난 19일 사직 삼성전에서 0-6으로 패하며 시즌 성적 6승14패를 마크했다. 
롯데는 앞선 18일 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치며 이대호의 끝내기 3점포로 9-7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패색이 짙어가는 경기에서 4번 타자인 이대호가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일궜다.

하지만 끝내기 승리 이후 경기 결과까지 반전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끝내기의 여운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했지만,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가 난조를 거듭하면서 삼성에 분위기를 내줬다. 고비에서 야수진들 역시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롯데는 3개의 실책을 범했다.
롯데는 올 시즌 2연승이 시즌 최다 연승이다. 6번의 승리는 모두 띄엄띄엄 있었다. 그런데 이 6승을 뜯어보면 모두 경기 후반 시즌의 모멘텀이 될만한 장면들이 대거 있었다. 개막 7연패를 끊었던 지난 1일 사직 NC전에서는 1-2로 뒤지던 8회말 신인 한동희와 신본기의 연이은 장타로 2점을 내리 뽑아내 대역전극을 일궜다. 시즌 2승 째였던 7일 사직 LG전에서는 신예 윤성빈의 5이닝 2실점 역투에 힘입어 거함 차우찬을 격파하고 완승을 따냈다. 
3승 째를 거둔 10일 울산 넥센전에서는 베테랑 채태인의 기습번트 내야 안타와 투혼의 슬라이딩으로 4-3 신승을 거뒀고, 이튿날에는 채태인이 선수단 전체에 전한 울림을 실현하며 첫 연승을 만들어냈다. 이대호가 슬럼프로 처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던 이날은 12-0 대승을 거뒀다.
5승째인 13일 광주 KIA전에서도 9회초 1-4, 3점의 점수차를 뒤집는 빅이닝으로 8-4로 승리를 거뒀도 6승째 역시 연장 혈투 끝에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만들었다. 승리 하나하나가 모두 드라마틱한 반전 끝에 만든 승리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틱한 반전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시즌 전체를 반전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극적인 해피엔딩에 모든 기력을 다 쏟아낸 듯 제풀에 지쳐 쓰러지는 장면들이 속출했다. 실책과 주루사, 병살타 등 흐름을 스스로 억제하는 플레이들이 속출했다. 
흐름의 경기라고 불리는 야구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소화해야하는 만큼 특전 순간에 찾아오는 분위기와 흐름이란 것이 있다. 하지만 롯데는 현재까지 다가올법한 상승기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시간은 서서히 흐르고 있다. 경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할 시기지만 매번 이 끈이 툭하고 풀려버린다. 결국 롯데는 탈꼴찌에 실패하고 있고, 더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시간과 힘을 더 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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