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 류현진 활약, 더욱 의미 있는 세 가지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4.23 13: 05

류현진(31·다저스)의 3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LA 다저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즌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7이닝 8삼진 2피안타 3볼넷으로 호투해 시즌 3승을 챙겼다.
경기 후 류현진은 “시즌 첫 경기서 제구가 되지 않았고 실투도 했다. 이후 모든 구종의 제구가 좋아져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밝게 웃었다. 류현진의 3연승은 단순한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 무너진 선발진 떠받든 3승
다저스 선발진은 들쭉날쭉한 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에다 겐타는 불펜에서 던진 뒤 선발로 전환 시 어려움을 겪었다. 알렉스 우드는 식중독에 걸려 등판을 하루 연기했었다. 리치 힐은 왼손 중지 손톱이 깨지며 염증이 생겼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설상가상 클레이튼 커쇼는 맥스 슈어저와의 대결에서 로 패배를 당했다. 다저스 선발진에서 꾸준히 믿을 선수가 류현진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류현진도 잦은 등판일 변경, 짧아진 등판주기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최근 3경기서 6이닝, 8삼진 이상을 책임지며 3연승을 달렸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예뻐할 수밖에 없다. 로버츠는 “류현진이 동기부여가 아주 잘 되고, 최근 자신감이 붙었다. 모든 구종을 잘 던졌다”면서 류현진에게 칭찬이 자자했다.
▲ 안정된 제구, 기록적인 삼진쇼
류현진은 최근 3경기서 모두 8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데뷔 후 3경기 연속 7삼진 이상은 2014년 딱 한 번 있었다. 8월 14일 애틀란타전 7삼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7삼진, 9월 7일 애리조나전 9삼진을 연속으로 기록했었다. 하지만 3경기 연속 8삼진 이상은 류현진도 처음 경험해본 고지다.
올 시즌 류현진은 11일 오클랜드전 6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첫 승, 17일 샌디에이고전 6이닝 3피안타 9삼진 1피홈런 0볼넷 2실점 2승을 했다. 그리고 22일 워싱턴전서 시즌 최다인 7이닝을 던지며 8삼진 무실점으로 3승을 챙겼다.
류현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148km로 메이저리그서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커터,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져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정확한 제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 삼진비결에 대해 류현진은 “역시 제구가 잘 되기 때문”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약팀만 이겼다? 강팀 상대로 증명한 승리
류현진은 3일 애리조나와 첫 선발등판에서 3⅔이닝 5볼넷 3실점으로 조기강판을 당했다. 이후 오클랜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지만 ‘약팀만 상대로 거둔 승리’라고 평가절하를 당했다.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면 늘 붙어야 하는 꼬리표였다.
워싱턴전은 류현진에게 큰 시험무대였다. 클레이튼 커쇼 대 맥스 슈어저의 대결 다음 날 강속구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정면대결이었다. 타선에는 리그 홈런 1위 브라이스 하퍼, 라이언 짐머맨 등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위기도 있었다. 2회 류현진은 하퍼에게 두 번째 볼넷을 줬다. 짐머맨까지 볼넷으로 거른 그는 2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시에라를 땅볼로 잡아 무실점을 이어갔다. 결국 초반 많은 투구수를 극복하고 올 시즌 가장 긴 7이닝을 던졌다.
3승을 거둔 후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와 대결이라 당연히 긴장했다. 좋은 선수와 맞대결이라 재밌는 경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오른손으로 정상급 투수다. 나도 더 집중해 던졌다”고 고백했다.
3연승으로 류현진은 다저스 선발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증명했다. 류현진이 지금처럼 잘 던지며 건강을 유지한다면 FA 대박까지 기대해봐도 좋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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