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세오-‘형’ 데얀&염기훈이 키운 '매탄의 아이' 전세진-김건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4.26 05: 29

매탄의 아이들이 성장하자, 수원 삼성의 미래도 밝아진다. 
수원 삼성은 지난 2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9라운드 경남 FC와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이날 경기 승리면서 개막전 패배 이후 8경기 무패 행진(6승 2무)을 이어갔다. 리그에서는 4연승,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을 포함하면 5연승을 달렸다. 승점 20점(6승 2무 1패)의 수원은 리그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수원의 연승 비결에는 '로테이션'이 있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한 임상협-바그닝요도 기여했지만, 수원의 유스인 매탄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4월 시작된 힘든 일정에서 서정원 감독은 과감하게 유스 선수들을 기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라운드 강원 FC 전에서 데얀을 대신해 나선 김건희(23)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1골을 기록하며 수원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전과 9라운드 경남전에서 전세진(19)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탄의 아이들'의 활약에는 서정원 감독의 믿음과 형들 데얀(37)&염기훈(35)의 아낌없는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건희는 강원전 경기 직후 좋은 모습을 보인 비결로 "기훈이 형이 경기 전 원포인트 레슨을 해줬다. 움직임이나 전술 등 다양한 비결을 전수했다. 기훈이형 조언대로 경기하니 잘 풀린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염기훈 말고 김건희에게 조언하는 형은 또 있었다. 바로 푸른 피의 데얀. 당시 김건희는 “평소 훈련할 때 데얀이 공격수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준다. 소심하게 경기하지 말고 과감하게 슈팅을 때려라고 말하며 공격수는 스스로 해결하기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두 고참의 조언을 받고 김건희는 변할 수 있었다. 강원전 이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에서 눈빛이 달라졌다. 소극적인 모습 대신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상대에 맞서게 됐다. 김건희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수원 공격의 새로운 옵션으로 성장했다.
전세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남전 직후 데얀은 전세진을 높게 평가하며 "나이에 맞지 않게 영리한 선수다. 특히 공간을 잘 활용한다. 수원같은 강팀은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공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세진은 19살이 아닌 25살처럼 노련하게 플레이를 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전세진을 믿고 있다. 매 경기 좋아지는 모습이 기쁘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기쁘다.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데얀의 말처럼 서정원 감독은 유스 선수들에게 신뢰를 가지고 꾸준하게 기회를 주며 '매탄의 아이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전 "프로 무대는 다르다. 타고난 선수라도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런 과정을 걸치면서 선수 스스로 연습하고 분석하면 성장하게 된다"고 유망주 기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 선수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라고 격려하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일이다. 유스 중 한 선수가 돋보이면 다른 선수들도 자극받아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정원 감독의 신뢰와 고참들의 조언으로 성장하고 있는 '매탄의 아이들'은 수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염기훈-데얀도 적절하게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데얀은 경남전 이후 "내 나이에는 한 경기 쉬고 나오면 몸이 정말 가벼워진다. 어린 선수들과 로테이션 덕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염기훈 역시 벤치와 선발을 오가며 날랜 모습을 보여주며 수원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힘든 일정에서도 K리그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린 수원은 다음 라운드서 '1강' 전북(승점 24점)을 만나게 된다. 만약 전주 원정 경기에서 전북을 잡으면 승점 차이는 단 1점으로 줄어든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지만 수원은 데얀-염기훈과 김건희-전세진의 신구 조화가 시너지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정원 감독과 고참들이 보살피는 매탄의 아이들. 수원이 신구 조화를 앞세워 K리그 우승 경쟁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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