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맙소사'에서 '갓소사'로 바뀌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27 06: 01

 지난 2월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해설위원 A씨는 LG 외국인 투수 소사(33)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왜 소사는 15승 투수가 못 되는가. 직구가 150km 이상 빠르지만, 단조롭다. 결정구가 없다. 그래도 좋은 투수는 맞다. 이닝을 최대한 먹어주고, 아프지 않다. KBO리그가 144경기 체제가 되면서 아프지 않고 이닝 이터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
소사는 지난해까지 시즌 최다승은 11승(2017년)이었다. 2012년 시즌 도중 교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온 뒤로 매년 9승~10승을 기록했다. 승률왕을 차지한 2014년(10승2패)를 제외하고는 패배도 8~12패였다.

그렇다고 평균자책점이 수준급인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4.46이다. 2012년 KIA에서 뛸 때 3.54가 최저 기록. 3점대 평균자책점도 지난해 3.88이 두 번째였다. 한 경기 잘 던지다가도 다음 경기에는 와르르 무너지기도 일쑤였다. LG에서 뛴 3년 동안 5실점 이상 경기가 2015년 9경기, 2016년에는 9경기, 2017년 10경기였다.
KBO리그 대표적인 이닝 이터다. 지난해까지 6년간 1015.2이닝. 두 시즌은 교체로 들어와 경기 수가 적었음에도 많이 던졌다. LG에서 풀타임으로 뛴 3년간은 578.2이닝, 매년 평균 192이닝을 던졌다. 아프지 않는 고무팔이다.
A 해설위원의 말처럼 특급 투수까지는 아니었던 소사는 2018시즌 초반 놀라운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소사는 26일 잠실 넥센전에서 7이닝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6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0.88이다. 등판한 6경기를 모두 QS를 기록했고, 최근 5경기는 모두 7이닝씩 던지며 2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말 그대로 괴력이다.
지난해 4월에도 5경기까지 평균자책점 1.06으로 좋긴 좋았다. 이후 대량 실점이 많아지면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88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무엇이 더 좋아졌을까. 소사는 26일 경기 후 "변화구가 좋아졌다.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좌우(인사이드, 아웃사이드)로 코너워크가 잘 된다. 변화구는 올해가 최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변화구로는 주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던진다. 이날 최고 155km 내외의 직구, 143~135km의 슬라이더, 139~128km의 포크가 주된 레퍼토리였다. 투심, 싱커는 이제 잘 던지지 않는다. 
변화구에 자신이 생기면서 150km대 직구 비율을 조금 줄일 때도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직구만을 고집하지 않고 제구된 변화구로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하다. 직구 위주로 노리던 타자들이 대응을 잘 못한다. 직구 실투도 줄어든다. 류중일 감독은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맞아 실점하는 것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소사는 변화구 외에 비결로 "올해로 KBO리그에서 7년째 뛴다. 나이가 들수록 타자들을 많이 알게 된다. 그래서 타자 대응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구 제구가 좋아지고 KBO리그 경험이 쌓여 관록이 늘었다는 것이다.
현재 성적만을 놓고 보면 리그 최고 투수로 손색이 없다. 소사는 "평균자책점은 왔다갔다 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1000이닝을 넘게 던졌다. 1500이닝 욕심이 난다"고 자신만의 먼 목표를 말했다. LG에서 매년 평균 190이닝을 던져온 소사가 2020시즌까지 뛰면 달성이 가능하다.
소사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사랑한다 LG'라고 우리말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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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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