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10년 마블史 망쳐"…'어벤져스3' 오역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4.27 16: 59

식지 않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지난 25일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역대급 화제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사상 역대 최고 오프닝, 최단 기간 100만 돌파, '명량', '택시운전사',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역대 천만 영화와 동일한 속도인 개봉 3일째 200만 돌파 등 연이어 신기록을 탄생시키고 있는 가운데, 오역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둘러싼 오역 논란은 개봉 당일 오전부터 일찌감치 불거졌다. 조조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오역 문제를 제기했고, 2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한 오늘(27일)은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까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을 지적하며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 중심에는 번역을 맡은 박지훈 번역가가 있다. 관객들은 박지훈 번역가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치명적인 번역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지훈 번역가가 오역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지훈 번역가는 앞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토르: 다크 월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대다수의 마블 영화들을 번역해왔고, 그때마다 크고 작은 오역 논란에 시달렸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의 경우 "I was gonna ask…"라는 대사를 "내가 물으려던 말은…"이라는 말 대신 "그거 할래?"라고 번역해 스토리는 물론, 영화 속 캐릭터의 성 정체성의 혼란까지 빚었다. 또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비키니를 입는다는 소리에 당황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던진 "Yeah, I bet you look terrible in them now"라는 대사는 당초 "그래, 참 잘도 안 어울리겠다"는 반어법을 이용한 대사였지만 "그 몸매로 비키니를 입어봐야 민폐지"라고 조롱하는 대사로 바뀌어 성희롱 논란까지 불거졌다. 
'앤트맨'에서는 스파이더맨을 의미하는 "We got a guy who jump, we got a guy who swing, we got a guy who crawls up a wall"이라는 대사를 "우리한테는 점프하는 사람, 줄 타는 사람, 벽 타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대신 "그런 능력 가진 사람들 쌔고 쌨어요"라고 번역해 영화의 복선을 완전히 삭제했다는 비난이 폭주했다. 마블 영화 외에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인셉션' 등 역시 영화 결말에서 등장하는 대사의 중요한 표현을 대거 생략하거나 수정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개봉에 그간 수면 아래서 들끓던 관객들의 불만이 제대로 터져 나왔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이 지난 10년간 공고히 쌓아온 마블 세계관에 정점을 찍는 작품. 그런데 박지훈 번역가가 오역으로 지난 10년의 마블 세계관을 부정하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후속작인 어벤져스4'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영화 결말을 앞두고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아이언맨에게 건넨 대사, 그리고 쿠키 영상 속의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의 대사다. 관객들은 당초 이들의 대사는 '어벤져스4'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박지훈 번역가가 오역으로 영화의 결말까지 바꿔버렸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박지훈 번역가의 오역 논란에 청와대에 국민청원까지 제기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지훈 번역가의 작품(번역) 참여를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국민청원 등 논란이 커지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관계자는 OSEN에 "자막 수정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며 "대사는 해석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까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27일 자신의 SNS에 "미국에 개봉한 한국 영화에서 등장 인물이 죽기 직전 '씨X'...라고 말했는데, 영어 자막으로 '씨드(seed)'가 나왔을 때, 우리는 그걸 해석의 차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오역 논란에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개봉 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갈수록 흥행에 불이 붙고 있다. 화제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으로 역대급 흥행작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둘러싼 논란의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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