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 e스포츠 엿보기] 전통 스포츠의 텃세?...'페이커' 이상혁, 아시안게임 참가 '불투명'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5.01 12: 40

기준을 완화했다는 대한체육회의 이야기는 변명으로 치부될 뿐 이었다. 전통 스포츠의 텃세는 여전했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한국e스포츠의 글로벌스타들이 아시안게임 참가가 푸대접으로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e스포츠의 시장 규모는 최소 5억달러 이상, 산업가치를 포함해 1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위상 변화에 발맞춰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달 초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e스포츠를 8월 자카르다 아시안게임의 시범종목으로 채택하겠다는 뜻을 우리 당국과 관련 단체에 전달했다.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한국e스포츠의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혁 본인도 아시안 게임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낼 정도다.

이상혁은 축구의 메시,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비교되는 간판스타로 지난해 롤드컵 시청자 8000만명을 사로잡았다. 결승 종료 후 눈물을 흘린 이상혁은 중국 전역과 전 세계 팬들 사이에서 며칠내내 화제의 연속이었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 역시 한국e스포츠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e스포츠 시범종목 출전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스타인 '페이커' 이상혁도, 다른 e스포츠 스타들도 아시안게임 출전은 힘들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대표팀 파견을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대한체육회 가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지난 2015년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전국체전서 동호인종목으로 채택 돼 2년 연속 전국체전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과정에서 자격요건이 달라지면서 입지가 다시 흔들렸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가입탈퇴 규정 5조인 '준회원 단체의 가입조건은 9개 이상의 시도 종목단체의 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을 것' 이라는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제명됐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밥그릇 싸움'에 비결될 정도의 텃세가 있었다. 한 때 한국e스포츠협회의 지부는 11개의 시도지회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시도체육회의 가입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먼저 지난해 8월 문화체육부와 대한체육회에 아시안게임 출전방안 검토 요청을 통해 개정된 요건(아시안게임 종목채택과 시도지회 1개 가입)을 충족해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난 3월에도 다시 협의를 통해 시군구 체육회가입없이 시도체육회에 가입할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오는 8월 열리는 문호를 개방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일부에서는 '팀'이나 '개인' 자격 참가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한체육회의 승인과 명단 제출 없이는 아시안게임 참가가 불가능하다.
이제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까지 진입할 새로운 스포츠 산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있다. 하지만 국내 행정이 국제적 움직임에 발맞추지 못할 뿐더러 내부적 텃세에 가까운 비협조가 이어져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이 국제무대에 설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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