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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뉴 시에나’, 가족의 이름으로 누리는 넉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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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5월이 되면 대한민국의 가장들은 마음이 바빠진다. 늘 시간에 쫓기는 회사일이야 특별할 게 없지만, 가정에 돌아와서도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어린이 날에는 외식이라도 나가야 하고, 어버이날에는 부모님을 찾아 뵈어야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넉넉함이 지배하는 5월, 가족의 이동을 책임지는 차도 넉넉함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3월 하순, 7인승 미니밴 ‘시에나’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는 2011년 처음 출시 된 차이니, 꽤 오랜만에 마이너체인지 모델이 나온 셈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얼굴이고, 몸이 아는 변화는 편의 및 안전사양이었다.

얼굴은 차의 인상을 결정 짓는 전면부가 가장 크게 바뀌었다. 종전 모델이 무난함이 강조 된 디자인이라면 ‘뉴 시에나’는 이목구비가 강렬해졌다. 토요타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로 치켜 올려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아래로 사다리꼴 모양으로 펼쳐진 스포일러가 크게 자리잡았고, 헤드라이트는 윤곽이 한층 또렷해졌다. 맹금류의 부리와 눈이 연상 되는 실루엣이 ‘뉴 시에나’의 전면부를 채우고 있었다. 단지 사람을 여럿 태우고, 때때로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차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한 모습이다.

토요타자동차의 새로 정립 된 패밀리룩인 ‘킨룩(Keen Look)’을 그대로 따랐다. 확실히 차에 오르는 느낌이 달랐다. ‘실용성이 강조 된’ 차에서 ‘실용성도 강조 된’ 차가 돼 있었다.

운전석에서는 괜히 ‘키 큰’ 세단의 느낌을 내보고 싶었다. 시트를 최대로 낮추고, 각도도 뒤로 살짝 젖혔더니 다리가 제법 앞쪽으로 펼쳐진다. 세단을 운전하는 자세와 똑 같지는 않겠지만 흉내를 낼 정도는 됐다. 왼쪽 발을 올려 놓는 발판도 세단에서 다리를 뻗었을 때 만들어지는 각도와 비슷했다. 지면에서 불뚝 솟은 운전석이 아니라 지면과 나란히 달리는 운전자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높은 차체에서 오는 불안감이 씻기고 있었다.

‘7인승’으로 구성한 공간 배치의 강점은 2열에서 두드러졌다. 2열 시트는 드러눕는 자세에 가까울 정도로 뒤로 젖혀지고 종아리를 받칠 수 있는 다리 받침도 숨겨져 있다.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연상케 한다. 앞 뒤 레일을 따라 시트가 이동하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 배치가 가능하다.

그레인 패턴이 새겨진 운전석 가죽 시트는 옆구리가 든든했다. 큰 차체를 움직이려면 괜히 허리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그 때마다 든든한 지지대가 돼 주었다. 앞좌석 열선시트는 겨울철 운전에 요긴하게 쓰일 듯하고, 운전석에 설치 된 요추 받침 기능은 운전 피로감을 덜어준다. 

‘뉴 시에나’의 센터페시아에는 다른 차에 비해서 특히 공조장치 버튼이 많은데, 그 중에 반은 2, 3열 탑승자를 위한 조절 장치들이었다. 뒤쪽 공간을 위한 별도의 온도 및 송풍 조절장치가 달려 있어, 이 차가 미니밴임을 실감케 했다.

3열 시트의 움직임은 어린 아이들이 봤으면 변신 로봇을 보는 듯 소리를 질렀을 법했다. 3열 천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착착 접혀 바닥 아래로 쏙 들어간다. 6:4로 분할 된 3열 시트 3개를 모두 접어 버리면 뉴 시에나의 뒷 공간은 화물차 수준으로 광활해진다. 게다가 2열 시트는 손쉽게 레일에서 탈착이 가능하다.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적재공간(길이 2,438mm, 폭 1,220mm)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술 같은 공간 배치는 센터 콘솔에도 숨어 있다. 2열 탑승자가 센터 콘솔을 잡아 당기면 바닥에 깔린 레일을 따라 대형 수납공간이 미끄러져 나온다. 음료수 컵 정도가 아니라 가방도 수납이 가능한 공간이 마술처럼 숨어 있다 모습을 드러낸다. 글로브 박스는 상하단으로 구분 돼 있는데, 상단이 6리터, 하단이 10니터나 된다. 스마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4개의 USB 충전포트도 차량 곳곳에 설치 돼 있어 아이들의 원성을 줄일 수 있다.

공간의 넉넉함은 최고출력 301마력을 내는 자연흡기 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 덕에 속도 좀 즐길 줄 아는 운전자의 뿌듯함으로 이어진다. 계기반 속도계에는 180이라는 숫자가 맨 끝에 새겨져 있는데, 이 숫자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액셀을 지긋이 밟으면 오래지 않아 안전 최고속도에까지 달했다. 차체가 마음먹은 대로 따라주지 않아 답답할 일은 없어 보였다.

고출력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연비도 나쁘지 않았다. 정부 공인 표준연비는 복합 8.6km/ℓ, 도심 7.5km/ℓ, 고속도로 10.3km/ℓ이다. 도시 고속도로와 시내를 번갈아 돌아다니면 리터당 9.5km 정도의 연비는 수월하게 뽑을 수 있었다.

뉴 시에나가 고연비를 달성하는 데는 몇 가지 장치가 있다. 엔진은 D-4S라고 하는 연료분사 방식을 쓰고 있다. 포트 내 간접분사와 실린더 내 직접 분사를 병행하며 효율을 높인다. 8단 자동 변속기는 저속에서는 출발 가속을 높이도록, 중속에서는 파워풀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고속에서는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세팅 됐다. 중고속 구간에서는 락업 컨트롤이 작동해 토크 컨버터의 입력축과 출력축을 직결시켜 연료 효율을 높인다.

사륜구동 모델은 전륜과 후륜의 토크를 100:0에서 50:50까지 자동조절해 가며 달린다. 평상시 일반주행에서는 전륜 100%로 달리다가 험로나 코너링에서 필요한만큼의 토크를 분배한다. 

뉴 시에나는 요즘 대세인 반자율주행 기능도 구현하고 있다. 차선이탈 경고와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이 그것이다. 고기능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장거리 운전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주는데 효과가 있다.

차선 이탈 경고는 차가 차선을 방향 지시등 작동 없이 벗어나려고 할 때 경고와 함께 핸들을 차선 안쪽으로 꺾어주는 장치다. 차로의 중앙 운행을 유지하는 기능까지는 없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기는 하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40km 이상의 속도에서만 작동 되는데,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정속 주행이 가능하다. 전방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레이더와 카메라가 이를 감지해 부분적으로 브레이크 작동에 개입하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타이어의 공기압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계기반에 경고등이 들어오는 ‘타이어 공기압 경고 시스템(TPMS)’은 특별히 새로울 게 없지만, 사륜구동 모델에 달려 있는, 타이어가 펑크 나도 일정거리를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는 눈길이 간다. 

가격은 2륜구동 5,440만원, 4륜구동 5,720만원(VAT 포함)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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