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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③] 벤슨의 조언 “KBL,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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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서정환 기자] KBL을 떠나 은퇴를 선언한 로드 벤슨(34)이 한국농구를 위해 조언을 했다.

2010년 동부에서 데뷔한 벤슨은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정이 깊다. KBL이 외국선수 제도를 수차례 변경했지만 벤슨은 8년을 더 뛰었다. 그가 겪으며 생각한 한국농구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LA 헐리웃에 있는 벤슨의 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귀화선수 라틀리프가 모비스에 지명되기 전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 한국농구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KBL이 흥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한국농구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건 전에는 관중수치가 더 높았다. 이후에 사람들이 자꾸 리그를 믿지 못하고 심판을 믿지 못하고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음모론’이 없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를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없애야 하지 않을까.

모든 플레이에 비디오판독을 해서 게임이 늘어진다든지, 모든 속공에서 U파울을 부는 그런 것은 사라져야 한다. 플라핑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유투나 작전시간을 보려고 농구를 보는 것이 아니다. 팬들은 김선형처럼 빠른 선수가 뛰어다니며 덩크슛을 하는 그런 장면을 원한다. 심판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경기가 흘러가게 놔둔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팀마다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한 팀에서 20년을 뛴 김주성이 좋은 예다. 원주는 작은 도시지만 관중 숫자는 많다. 왜냐하면 팀이 팬들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외국선수도 마찬가지다. 만약 라틀리프가 삼성에서만 10년을 뛰었다고 한다면 팬들이 그에게 느끼는 감정도 매우 강할 것이다. 그의 모습을 더 보길 원할 것이다. 레이커스에 선수가 없다면 누가 그들을 보겠나? 거기에는 스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트레이닝캠프를 했는데 닉 화지카스가 있었다. 그도 가와사키에서 6-7년을 뛰었다. 일본 사람들이 레스토랑에서 그와 그의 아내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런 행동을 통해 선수와 팬이 연결됐다는 감정을 가지면 농구경기도 더 많이 보러온다. 사람들은 사람에게 먼저 끌린다. 경기는 두 번째다. 경기를 더 가치 있게 만든다면 사람들은 보러온다. KBL은 지금 바닥이다.

- 라틀리프가 진짜 한국인이 됐다. 하지만 KBL에서는 여전히 외국선수 대접을 한다. 신장제한도 그래서 생겼다.

▲ 그 팀은 외국선수를 두 명 더 뽑을 수 있나? 그럼 라틀리프 뽑는 팀이 우승하겠다. 하하. 대체 KBL에는 이상한 일이 얼마나 더 많이 일어나는가? 라틀리프를 귀화시켰다면 코트 안에서 그냥 한국인으로 대접하면 된다. 사람들이 자신들도 이해를 잘 못하는 경기에서 어떻게 재미를 느끼겠나. 미국에서 선수가 있다면 그런 신분 생각 안하고 그냥 뛰고 지켜보면 된다. 사람들은 그런 복잡한 문제는 차지하고 그냥 농구를 보길 원한다.

- 라틀리프 보유 팀에 불이익을 준 것은 미국선수들이 너무 잘하니까 형평성 때문에 그런 것 같다.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유럽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도 물론 한국스타일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하면 일을 망칠 때가 있다. 그냥 생각하지 말고 농구를 하게 해라. 농구는 하기 쉬운 종목이다.

- 2미터 신장제한도 이상하지 않나? 다음 시즌 찰스 로드는 뛰고 사이먼은 못 뛴다.

▲ 사이먼이 ESPN에 나오는 걸 봤다. 너무 웃겼다. 아마 사이먼은 무릎을 조금만 더 구부리면 통과할 줄 알았나 보다. 난 애초에 통과 못할 것을 알았기에 꿈도 꾸지 않았다. 하하. 팬으로서 지난 시즌 최고의 선수가 뛰지 못한다면 심정이 어떨까.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나 샤킬 오닐 같은 선수들이 KBL에서 뛰는 것을 원하겠지만 현실은 전보다 못한 선수들만 보게 될 것이다. 그냥 KBL이 데려올 수 있는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와라. 그러면 팬들이 오지 않겠나.

-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최근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내 농구인생에서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SK 홈구장에 가니 모든 팬들이 핸드폰에 불을 켜고, 빨간 봉을 흔들었다.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녔다. 경기 전에 큰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틀어줬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왜냐하면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경쟁만 생각하다가 경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정말 멋있는 광경이었다. 한 편의 멋진 쇼였다. 정말 멋있었다.

- 좋아한 한국음식은?

▲ 갈비를 정말 좋아했다. 요즘에 H마켓에 가서 갈비를 사와서 가끔 집에서 해먹는다. 또 한국에서 전자레인지에 2분만 돌리면 완벽한 밥이 되는 물건도 있지 않나? 그래 햇반. 그런 물건은 처음 봤다. 2분만 돌리면 정말 완벽한 밥이 된다. 세상에서 내가 본 가장 멋진 광경이었다.

- 미모의 여자친구가 화제가 됐다.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인가?

▲ 잘 모르겠다. 그녀는 지금 캐나다에 있다. 그녀는 항상 캐나다에서 LA로 왔다 갔다 한다. 나도 미국에 막 왔다. 나도 내 인생이 어찌될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잘 사귀고 있지만, 결혼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항상 ‘너 결혼했어? 안 했어?’ 이렇게 흑백논리로 말들을 하길 좋아하지만 미국에서는 좀 더 관계가 진전돼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온다.

- 은퇴이후 계획은? 의류 사업을 계속 하나?

▲ 아마 내년에 많은 일을 할 것이다. 아직 모르겠다.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얻을 것이다. 어떤 회사에 취직하기 전에 나만의 브랜드를 창업하고 싶다. 지금 충분한 시간이 있고, 충분히 돈을 모았다. 나만의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 제작한 의류에 항상 센드 누드(please send nudes)라고 써져 있다. 무슨 의미인가?

▲ 한국어로 번역하면 조금 의미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냥 미국에서 자주 쓰는 웃긴 말이다. 그냥 사람들을 웃게 만들려고 하는 말이다. 저 문구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웃는다. 저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어서 사람들이 웃게 만들려는 목적이다.

- 그럼 실제로 누드를 보낸 사람은 없었나?

▲ 없다. SNS에서 십대 청소년들이 누드 있으면 같이 보자고 메시지를 보내곤 하는데 진짜 없다. ㅎㅎㅎ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 안녕 여러분! 캘리포니아 헐리웃 집에 있는 로드 벤슨입니다. 한국에서 보낸 지난 7년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벌써 한국이 그립네요. 한국에서 모든 사람들이 날 응원해주는 그런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부디 팬들이 계속 농구를 사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한국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도록 응원하고 지켜보겠습니다.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입니다. 한국 분들이 절 가족처럼 대해줬습니다.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벤슨 모자 이벤트]

mcduo34@naver.com으로 벤슨과의 사연을 보내주세요. 한 명을 추첨해 벤슨이 선물한 모자를 보내드립니다. 사연, 성함, 주소, 핸드폰번호 꼭 적어서 보내주세요.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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