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순항' 벌랜더-사바시아, 베테랑 품격 과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10 14: 06

내리막을 걷는 듯 싶었지만, 역시 클래스는 변하지 않았다. 저스틴 벌랜더(35·휴스턴)와 C.C 사바시아(38·뉴욕 양키스)가 만점에 가까운 시즌 출발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벌랜더와 사바시아는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들 중 하나다. 성적이 화려하다. 벌랜더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8경기에서 53⅔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 중이다. 만 38세의 사바시아도 좋은 출발을 알렸다. 6경기에서 32⅓이닝 동안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39로 양키스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투수들이다. 사바시아는 2007년, 벌랜더는 2011년 각각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각각 6차례씩 올스타에 선정됐다. 사바시아는 통산 515경기에서 239승, 벌랜더는 393경기에서 192승을 기록했다. 숱한 영광, 대형 계약이 두 선수와 함께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항상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1년 역사적인 시즌을 보낸 벌랜더는 그 후 하락세였다. 2014년에는 평균자책점이 4.54까지 뛰었다. 2015년에는 금강불괴라던 그가 부상 탓에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내구성에 한계가 왔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사바시아도 잦은 부상에 내리막이 뚜렷한 듯 보였다. 1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행진이 끊긴 2014년 성적은 3승4패 평균자책점 5.28이었다. 2015년도 6승, 2016년도 9승에 머물렀다. 양키스의 대형 계약 제안은 말미가 좋지 못한 듯 보였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살아나는 모습이다. 예전의 강속구를 되찾은 벌랜더는 2016년 16승, 그리고 지난해 15승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중반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리그 정상급 투수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벌랜더는 휴스턴 이적 후 13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의 시대가 끝났다고 여겼던 많은 이들은 안경을 다시 고쳐 쓰기 시작했다.
사바시아도 대형 계약이 끝난 뒤 오히려 순항 중이다. 양키스의 장기 계약이 성공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최근의 단기 계약은 성공적이다. 지난해 27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한 사바시아는 올해도 순항 중이다. 물론 예전처럼 200이닝을 던질 수는 없지만, 만 38세의 투수가 이 정도 기록을 내기는 쉽지 않다. 구속은 떨어졌으나 번뜩이는 재기는 살아있다.
두 선수는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는다. 사바시아는 2009년, 벌랜더는 지난해 한 차례 이 짜릿함을 경험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기회가 있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과업이다. 휴스턴과 양키스 모두 지구 선두를 달리며 일단 무난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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