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행운’ 대한항공-삼성화재, 에이스들과 재회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11 06: 01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가 외인 에이스들과 재회했다. 구슬 추첨에서 운이 따른 두 팀은 망설임 없이 구관들을 선택했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는 11일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각각 미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와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를 지명했다. 두 선수는 지난 2년간 소속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적어도 두 팀은 외국인 전력 손실 없이 다음 시즌을 맞이한다.
사실 예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였다.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한 차등 확률 추첨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는 확률만 놓고 보면 2·3순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추첨 결과 삼성화재에 전체 2순위 지명권, 대한항공에 3순위 지명권이 돌아갔다. 말 그대로 행운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결과였다.

특히 대한항공은 2년 전 가스파리니를 지명할 당시에도 비슷한 추첨 행운(전체 1순위)이 따른 바 있어 더 극적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를 뽑는 게 당연하다. 1순위 지명권이 있었다고 해도 가스파리니를 뽑았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조금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의리를 지켜줘야 하는 게 대한항공 컬러에 맞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도 “타이스를 다시 데려오고 싶다”라던 바람을 이뤘다. 신 감독은 "타이스만한 선수가 없다. 기량은 검증됐고 그래서 다시 지명하게 됐다. 사실 2순위는 예상 못했는데 두 번째로 나와서 마음의 긴장이 확 풀렸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두 선수는 리그 최고의 공격수 대열에서 활약했다. ‘트리플크라운 제조기’였던 가스파리니는 지난 시즌 총 863점(공격 성공률 49.18%)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세트당 0.676개의 서브 성공은 단연 리그 최고였다. 베테랑이지만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노련한 공격으로 박기원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타이스도 마찬가지다. 2년간 54.28%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득점 제조기다. 2016-2017시즌에는 전체 1위, 지난 시즌에는 크리스티안 파다르(당시 우리카드)에 이어 2위였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2년 연속 외국인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점유율이 높은 삼성화재의 시스템에서도 잘 버티며 신뢰를 쌓았다. 여기에 좀처럼 보기 드문, 실력 있는 레프트 외인이다. 라이트 박철우를 생각해도 최선의 선택이었다.
한국 무대 복귀, 특히 전 소속팀으로 돌아감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많다. 환경과 세터, 팀 시스템 등에 모두 익숙하다.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없다는 의미다. 당초 트라이아웃 참여 여부도 불투명했던 두 선수의 복귀에 소속팀이 반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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