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버닝'을 버닝하다..스티븐 연X전종서, 어찌보면 무관한 논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5.16 09: 31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연과 전종서가 15일(현지시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진행되는 한국 취재진들과의 포토콜 및 공식 인터뷰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기 다른 이유에서였지만 그들의 논란이 작품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한 측면도 없지 않다.
‘버닝’의 칸영화제 현지 공식 스케줄을 담당한 홍보사 측은 이날 오전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만 18일 오전 한국 기자들과 공동 라운드 인터뷰를 2차로 나눠 진행하게 됐다”며 “스티븐 연과 전종서는 한국 기자들과의 포토콜 및 인터뷰에 참석하지 않는다”라고 통보했다.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 ‘버닝’의 주인공들이 17일(현지시간) 열리는 전 세계 공식 포토콜에 참석하며 Festival TV와의 인터뷰,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한다. 그러나 이튿날 18일 오전 진행되는 한국 기자들과의 사진 촬영 및 라운딩 인터뷰에는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인터뷰 및 사진촬영을 촬영하는데, 이 자리에는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만 참석한 상태에서 두 타임으로 나눠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다. 스티븐 연과 전종서가 작품 이외의 사안에 관심을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욱일기 논란’에 휩싸인 스티븐 연은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공식 인터뷰는 제외하고 전 세계 포토콜 및 기자회견, 레드카펫 행사, 프리미어 등의 일정은 전면 참석한다. 전종서가 한국 기자들과 현지에서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이유는 특별할 건 없다.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귀국 후 매체별로 1대 1로 기자들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항 출국 당일, 태도 논란이 불거지면서 마치 이 문제로 인해 공식 인터뷰를 피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녀의 예상 밖 태도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데뷔작으로 세계 3대 영화제인 깐느에 진출하면서도 반응이 신통찮다는 것. 출국길을 촬영하러 온 기자들에게 얼굴을 가리면서까지 사진 촬영을 거부한 행동에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한 것이다.
이에 소속사 측은 “전종서가 신인이다 보니 현장에서 취재진을 보고 당황해 미숙한 행동을 보인 것 같다”며 “많은 경험이 있었다면 능숙하게 대응했을 텐데 취재진을 보자마자 놀라고 당황한 것 같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과했다. 물론 이 역시 ‘버닝’의 작품성이나 흥행에는 관계없는 문제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은 8년 만에 어렵사리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결과물이다. 올해는 한국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버닝’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기 때문에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독이나 제작진 모두 그 어떤 티끌 하나 없이 ‘버닝’이 전 세계인의 호평을 받고 싶었겠으나 의도치 않게, 그것도 작품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한 논란에 휩싸여 출국 전부터 속상한 마음이 클 터다. 이 같은 논란을 더 이상 키우지 않는 것이 현명하겠다는 판단을 해 스티븐 연을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제외한 것이고, 당초 계획한 대로 전종서는 한국으로 돌아가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소회를 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욱일기’가 일본의 침략과 착취를 겪은 한국에서 알고 사용했을 시는 말할 것도 없고 멋모르고 사용했을 경우에도 엄청난 비판을 받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오로지 ‘버닝’의 스토리와 만듦새에 집중하고 궁금해 하는 게 칸영화제의 잡음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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