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 박지성, "16강 진출, 현재 50% 되지 않는다"[인터뷰 전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5.16 14: 58

"현재 16강 가능성, 50%가 되지 않지만 향후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
SBS는 16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박지성 해설위원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박지성은 선수 시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월드스타로, 해외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것은 물론이고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이후 두 번의 월드컵에서도 결정적 순간마다 골을 넣으며 자신의 세 차례 월드컵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박지성은 "SBS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뛰어난 캐스터인 배성재와 함께 하게 되어 해설위원직을 수락하게 됐다"면서 "그 분(아내)가 선택을 허락해 줬다. 배성재 캐스터가 많이 가르쳐 줄 것이라 생각했다. 이영표 형에게는 많이 배워야 한다. 어떤 해설을 하게 될지는 월드컵이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좋은 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설위원은 아직 어색하다. 월드컵이 전 세계의 축제인 만큼 대회를 즐기고 싶다. 많은 한국팬들께서도 월드컵을 즐기실 수 있도록 좋은 해설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 다음은 박지성 위원 일문일답
-16강 진출 예상 가능성은.
▲ 안정환-이영표 해설위원의 평가를 봤다. 정확한 확률을 말하기 어렵다. 현재 상황으로는 50%가 되지 않는다. 월드컵은 항상 이변이 일어났다. 팬들도 기대가 많은 만큼 준비를 열심히 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최종예선을 통해 대표팀에 대한 비난이 컸다. 선수들의 부담도 클 것이다. 선수들이 대회를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 월드컵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자 혜택이다. 선수들도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대회일 것이기 때문에 즐겁게 부상없이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
- 해설위원으로 보는 관전 포인트와 주목할 선수는.
▲ 부상으로 엔트리가 많이 바뀌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플랜B를 어떻게 펼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 조직력이 얼마나 발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손흥민은 단연 주목받을 선수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갖게 할 능력을 갖췄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담도 클 것이다. 4년전과 지금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 EPL에서 뛰었던 본인과 손흥민의 차이는.
▲ 기록에서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결정력을 갖춘 선수다.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한국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런 선수를 대표팀이 가졌다는 것인 큰 무기이다. 따라서 잘 활용해야 한다.
- 실전 해설 없이 중계에 참여하게 됐다
▲ 실전과 연습은 차이가 크다. 완전히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2년전에 UCL 결승전에 참가한 기억이 있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경험했다. 연습 없이 해설을 하더라도 문제 없을 것이다. 연습이 많다면 긴장감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연습을 하고 있고 걱정하지 않는다. 선수 시절에도 라이브로 인터뷰를 했던 것이 해설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16강에 오르기 위해 수비 안정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님이 추구하는 훈련을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남은 시간 동안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심을 수 있는냐가 정말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프로 선수이고 스스로 잘 인지한다면 분명 어느 수준까지는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 해설위원으로 도전자 입장
▲ 방송국 입장에서 시청률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해설위원 제의를 받았을 때는 경쟁에서 승리 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해설을 팬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다. 팬들에게 다양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임하게 됐다. 지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말해왔고 팬들과 나의 축구를 공유할 수 없다. 따라서 팬들이 내가 어떻게 축구를 보는지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해설을 하게 된 이유중 하나다. 다른 해설위원과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연습을 해서 확인하겠다.
- 이승우 발탁에 대한 의견은.
▲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대표팀에서 훈련을 한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당돌한 젊은 선수가 열심히 노력하면 그 에너지가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기대감이 커질 것이고 대표팀 안에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하며 성장할 수 있다. 최종 발표까지 기다려 봐야겠지만 분명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승우의 장점은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다.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가진 것이 이승우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기성용이 박지성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 월드컵에서 주장을 하게 될지 나도 기대하지 않았다. 선수별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할 수 없다. 내가 어떤 조언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 배운 것을 해내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면 된다. 기성용은 이미 대표팀에서 주장 역할을 해왔과 많은 경험을 해왔다. 좋았던 경험과 그렇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잘 해낼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조언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월드컵에서 주장을 한다는 것인 일반적인 A매치와는 다르다.
-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치차리토가 이번 월드컵에 나선다.
▲ 치차리토의 장점은 골 결정력과 위치 선정이다. 침투능력이 좋은 선수다. 한 명이 그를 막아내기 보다는 수비진 전체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피지컬이 좋은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문전 앞에서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2차전 상대인 멕시코의 평가전을 봤을 때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스리백을 쓰지만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압박의 강도와 스피드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가 멕시코전의 키 포인트다. 개인적인 바람까지 포함해 무승부로 예상하겠다.
- 부인인 김민지 아나운서의 조언이 있었는가.
▲ 생각한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생각합니다라는 표현 보다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바로 옆에서 보고 있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국가대표로 뛰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은.
▲ 그 시절에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 했었다면 고생하는 선수들이 있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잘 준비하고 자신의 기량에 대한 자신감을 갖추는 것이다. 선수가 훈련에 임할 때 혹은 평가전을 펼칠 때 자신이 잘했던 것을 기억하고 경기를 펼친다면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외부의 비난에 대해 신경쓸 이유는 없다. 프로 선수이고 결과로 책임지면 된다.
- 러시아 월드컵 결승 상대 전망은.
▲ 일단 4강을 예상 한다면 브라질-독일-프랑스 그리고 나머지 한 팀은 이변의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승전 예상은 굉장히 어렵다.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네이마르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해서 남은 일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독일 혹은 프랑스가 가능성이 높다. 이변의 팀도 충분히 결승진출 가능하다.
- 앞으로 일정은 무엇인가.
▲ 맨유 앰버서더 역할 때문에 일본에 다녀와야 한다.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고 러시아에 입성할 예정이다.
- 논란이 많은 이청용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 개인적은 능력을 의심할 필요 없는 선수다.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력이 어떤지에 대한 것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23명의 선수단을 꾸렸을 때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에 대한 것도 고민이다. 신태용 감독의 판단이 중요하다.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청용이 월드컵을 2차례 나선 것과 EPL의 경험은 대표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경기에 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으로 다가설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 뼈아픈 지적도 할 수 있을까.
▲ 경기장 안과 밖에서 보는 것은 분명 다르다. 선수의 개인 능력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비난을 하기 보다는 지적을 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선수들도 인정할 것이다. 다만 많은 지적이 이번 월드컵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장 했을 때 욕을 한 기억은 없다. 큰 소리로 말했다. 야단을 치기 보다는 크게 소리 질렀다. 서로 돕는 역할을 했다. 외국에서는 경기 도중 질책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문화가 아니다. 소리를 지르는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
- 국가대표 박지성과 국가대표 손흥민의 차이는.
▲ 박지성은 은퇴를 했고 손흥민은 많은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플레이 성향이 다르다. 나 보다 더 공격적이고 스피드가 있고 마무리 능력이 좋다.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는 우리 보다 강한 상대다. 찬스가 많이 나오지 않을텐데 결정력이 높은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도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나는 손흥민 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많이 뛰었다.
- 조별리그 분석을 부탁한다.
▲ 1승 1무 1패로 16강에 올랐으면 좋겠다. 스웨덴과 첫 경기는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한다. 16강에 나서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다. 스웨덴도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펼친다. 일반적으로 수비라인을 많이 올리지 않고 간격을 좁히는 스타일이다. 역습 상황이 아닐 때 어떻게 뚫어낼지가 관건이다.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들어야 한다. 센터백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다. 우리가 좋은 움직임과 안정된 침투패스를 보낼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피지컬이 좋은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수비진이 변화된 상태에서 움직임이 중요하다. 스웨덴의 꾸준함과 세트 플레이 능력을 이겨내야 한다. 에밀 포르스베리가 핵심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혹은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소통을 통해 협력 수비를 펼쳐야 한다.
독일은 23명중 어떤 선수가 나와도 우리 보다 뛰어나다. 브라질과 경기를 봤을 때 차원이 다른 팀이다. 독일은 2승을 해서 16강 진출을 결정 짓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을 다해 우리와 경기를 펼칠 이유가 없어진다. 부상 때문에 로테이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 오더라도 능력 발휘를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첫 2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이 독일을 상대하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상황일 것이다.
- 이번 해설의 컨셉은 무엇인가.
▲ 먼저 컨셉을 정하는 것은 어렵다. 해설을 하다 보면 결정될 것이다. 어떤 컨셉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리허설을 통해 찾아야 한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찾게 될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잘 해낼 것으로 생각한다.  
- 돌풍의 팀은.
▲ 모하메드 살라의 이집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16강에 오를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집트에 대해 관심이 높다. 조 1위를 한다면 8강도 가능할 것 같다. 살라의 에너지가 남아 있는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년동안 쏟아낸 에너지가 중요하다. 체력 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유로에서 보여준 모습을 월드컵에서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리오넬 메시도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이끌고 싶을 것. 아시아 팀들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 10bird@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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