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전참시' 세월호 논란에 분노 "윤리적 사과 우선시 안해"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5.17 18: 01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세월호 보도 인용으로 논란을 빚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 법정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인 과징금을 부과하며 "국민적 비극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이 부재하다"고 분노했다.
17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방송회관에서는 제 27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KBS 2TV '라디오 로맨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OCN '작은 신의 아이들' 등이 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출연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세월호 보도 장면을 인용해 논란을 빚었다. 특히 어묵을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하는 '일베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큰 비난을 받았다.

이 방송분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0조(명예훼손 금지)제 1항, 제20조(명예훼손 금지)제2항, 제 25조(윤리성)제 1항, 제27조(품위유지) 제5호가 적용돼 심의를 받았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MBC 권석 예능본부장, MBC 예능본부 부국장 전진수, MBC 예능5부장 최윤정 CP가 참석했다. 이날 권석 본부장은 "방송이 나가고 나서부터 시청자뿐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려 제작진 마음이 괴롭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 측은 "조사 내용 발표한 후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조사가 미흡하다는 여론이 있는 걸 알고 있다. 조사를 하면서도 이런 여론을 예상했고, 그래서 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포함한 조사위를 구성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보강해 2차 조사까지 마쳤다. 그 결과물을 어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MBC 측은 자료를 추린 FD나 CG처리를 한 담당자가 이 장면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방송 제작 프로세스 순서대로 검증을 했다. FD는 외부 용역업체의 소속이다. 가장 초기 작업을 하는 직책이다. 이 FD들이 하루에도 수백건의 자료를 검색하고 약 십여개를 조연출에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CG 작업 담당 직원들도 많은 양의 업무를 소화하기 때문에 비슷하다"며 "총연출자와 이 장면을 기획한 PD, 그리고 FD 등이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미리 알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스튜디오에서 출연자들이 대화할 때까지는 이 내용이 들어가있지 않았다. 이영자씨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 프로그램 스튜디오 녹화 끝난 후 수정사항을 반영하면서 이런 속보 형식의 내용을 삽입하게 된 것이다. 방송 전날 연출진이 모두 모여 최종 시사를 하고 점검을 한다. 시사 과정이 몇 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MBC 측은 "시간에 쫓기는 제작 환경 속에서 일어난 실수다. 하지만 이게 핑계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관련자들이 인사위원회 회부돼 징계 예정이다. 시스템적으로 재점검을 할 예정이고, 시대와 호흡하지 못한 방송 윤리의 무지에 대해서도 교육을 강화하고 시대와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향후 대책을 밝혔다.
방통심의위 측은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시스템의 전반적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단순히 이를 그림으로만 이해했다는 점에서 방송이 왜 시대와 호흡을 하지 못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제작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제작진은 더 할 수 없이 이를 체크했지만 문제를 못 느꼈고, 시청자들은 2초 가량의 장면이 방송에 나간 직후 바로 문제를 느꼈다.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더불어 문제점을 인지한 후 다음날 오전 9시 재방송에서 장면을 삭제하고, 다시보기 VOD를 중지시켰다. 사과를 비롯한 윤리적 조치는 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이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시청자들을 위한 사과는 3일 후에나 이루어졌다. 이에 국민적 비극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이 부재한다고 본다"고 질책했다.
방통심의위 측은 만장일치로 법정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인 과징금을 부과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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