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10SV' 함덕주 “나 때문에 지는 일 없도록 하겠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5.18 06: 23

'뒷문 단속' 중책을 안게 된 함덕주(24)가 당찬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3.67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함덕주는 올 시즌 구원 투수로만 나서기 시작했다. 선발 투수로서도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었지만, 뒷문 강화를 위한 김태형 감독의 결단이었다.
시즌 초반 함덕주의 모습은 기대한 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실점은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구속이 나오지 않았고, 상대 타자와의 승부도 쉽사리 끝내지 못했다. 함덕주 자신도 "좋았을 때 반도 안 나온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였다.

우려와 달리 부진은 길지 않았다. 점점 몸 상태를 끌어 올린 함덕주는 개막 후 4월까지 15경기에서 17⅓이닝 4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김강률이 부진으로 4월 중반 전력에 빠져있던 가운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뒷문을 완벽하게 단속했다. 5월 들어서 함덕주는 더욱 안정적으로 변했다. 5월 등판한 7경기에서 8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 16일 SK전에서는 1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한 개씩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면서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10세이브는 정우람(한화·16세이브)에 이은 최다 세이브 공동 2위. 한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안정감 가득한 함덕주의 모습에 정상 구위를 회복한 김강률과 함께 더블 스토퍼로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승부처 위기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끄거나 뒷문 단속의 중책이 맡겨진 것이다.
함덕주는 최근 활약에 대해서 "시즌 초반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편하게 마음을 먹으면서 잘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초반 힘들었을 때 형들이 도와주고, 어려운 타구도 잘 잡아준 덕이 컸다"고 설명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에 자신감을 더한 것도 비결이었다. 함덕주는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주무기로 체인지업을 꼽으며 "원래 자신이 있었다기 보다는 지난해 선발을 하면서 코치님과 형들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줘서 이끌어낸 것 같다"며 "자신있게 던지면서 더 좋아졌고,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김강률, 이현승, 김승회 등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함덕주는 불펜진 선배 역할을 했다. 곽빈, 박치국, 이영하 등 후배들 사이에서 '형님'으로서 중심을 잡기도 했다. 최근 김승회, 김강률, 이현승이 모두 복귀하면서 함덕주도 짐을 덜었다. 함덕주도 "선배님들이 중심을 잡고 끌어줘서 보고 배울 점이 많다. 더 잘할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데뷔 후 첫 10번째 세이브를 거둔 함덕주는 "사실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하고 나갔기 보다는 빈자리를 채우다보니 10세이브를 했다. 처음에 마무리로 나갔을 때는 10세이브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달성하게 돼서 정말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세이브 상황이든, 이기고 있는 상황에 마운드에 나간다면 역전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 나 때문에 경기가 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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