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회 칸영화제] "최고 평점·성공 귀환"…이창동 in 칸, '버닝'의 의미(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5.20 05: 59

기대했던 수상은 빗나갔지만, '버닝'은 칸의 심장을 불태운 영화로 남았다. 
19일(이하 현지시각) 제71회 칸국제영화제는(이하 칸영화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폐막식을 열고 12일간 진행된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 없는 다섯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 경쟁 진출 다섯 번만에 마침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수상이 유력시됐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공식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국제영화비평가연맹에서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최고의 영화에 수여하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또한 칸 공식 초청작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벌칸상(The Vulcan Award of the Technical Artist)까지 신점희 미술감독이 수상하며, '버닝'은 비공식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버닝'은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평점에도 무관의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칸영화제를 '버닝'한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버닝'은 영화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공개 이후 신선도 100%를 유지하고 있고, 메타크리틱에서도 8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는 '버닝'에게 칸 역대 최고 평점인 3.8점(4점 만점)을 매겼고, 아이온시네마는 3.9점(5점 만점), 21명 패널이 모인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 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는 4.83점(5점 만점)을 부여하는 등, '버닝'은 연이어 최고 평점을 경신했다. 
관계자들의 극찬도 쏟아졌다. '버닝'을 초청한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한 영화다.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버닝'을 극찬했고, 지오바나 풀비 토론토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최고의 영화였다. 모든 프레임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연출된 듯 했다. 정말 숨이 막힐 정도의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끝났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였다. 이창동 감독이 이렇게 엄청난 영화로 돌아온 것이 너무 기쁘다"고 찬사를 보냈다. 
'버닝'의 수상 불발로 이창동 감독은 3연속 경쟁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 수립에 실패했다. 게다가 '버닝'이 공개 이후 뜨거운 극찬을 받았던 만큼, 수상 불발은 두고 두고 아쉬운 결과로 남을 듯 하다. 유력 매체들의 찬사, 평론가들의 높은 평점이 쏟아진 탓에 수상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예측이 이어졌지만 수상의 영광은 아쉽게 빗나갔다. 평점이 수상을 결정하지 않고, 오로지 심사위원단의 취향이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창동 감독이 칸에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이창동 감독이 무려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 '버닝'은 '걸작(마스터피스, masterpiece)'라는 극찬을 남겼다. 위험한 청춘 종수(유아인), 그리고 갑자기 나타나 종수의 삶을 뒤흔들어버린 종수의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그리고 해미와 함께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까지, 흔들리고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제목처럼 칸을 '버닝'했다. 게다가 '버닝'으로 더욱 확장된 이창동 감독의 세계는 벌써부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까지 높이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귀환 선언인 '버닝'이 수상 불발의 아쉬움에도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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