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뜬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밝힌 150km 비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24 13: 10

"스피드건 잘못 나온 것 아닌가요". 
한화 좌완 투수 김범수(24)는 스스로도 조금은 놀란 표정이었다. 23일 대전 두산전에 8회 구원으로 나온 김범수는 150km대 강속구를 쾅쾅 꽂았다. TV 및 문자 중계에선 최고 151km로 나왔지만, 한화 전력분석팀이 측정한 최고 구속은 150km였다. 이날 149~150km 직구를 지속적으로 뿌리며 두산 강타선을 제압했다. 
김범수는 지난 22일 1군에 등록됐고, 복귀 첫 등판이었던 이날 접전 상황에 투입됐다. 5-3으로 리드한 8회, 4번부터 시작된 두산 중심타선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박세혁과 오재원을 연속 삼진 돌려세웠다. 150km 직구를 던진 후 결정구로 바깥쪽 슬라이더를 쓰며 연속 삼진을 뺏어냈다. 

다소 부담스런 상황이었지만 김범수는 1군 복귀전을 1이닝 삼자범퇴로 막으며 시즌 두 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5-3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한용덕 감독도 경기 후 "김범수가 깔끔한 피칭을 해줬다. 속이 다 시원했다"는 말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모처럼 등장한 파이어볼러의 호투에 반색했다. 
무엇보다 구속 상승이 눈에 띄었다. 김범수는 지난해 6월29일 청주 KT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 최고 구속으로 150km를 던진 바 있다. 2012년 류현진 이후 한화 좌완 투수로는 처음이었다. 1년의 시간이 흘러 김범수는 다시 한 번 150km를, 이번에는 계속해서 던졌다. 이날 김범수가 던진 16개 공 중에서 5개가 150km였다. 
이에 대해 김범수는 "퓨처스에 있을 때도 최고 148km까지 던졌다. 정민태 2군 투수코치님과 함께 투구폼을 교정했다. 원래는 중간에 멈춤 동작이 없었는데 (키킹시) 조금 한 번 멈춘 뒤 투구한다. (팔이 넘어올 때) 오른 어깨도 들리지 않도록 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범수는 한용덕 감독이 지난해 가을 부임 때부터 선발투수로 생각해놓은 미래 자원이다. 한용덕 감독은 "상대팀(두산)에 있을 때부터 김범수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선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 중임에도 스프링캠프는 1군을 따라갈 만큼 특별 관리 받았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지난달 13일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 말소됐다. 김범수는 "별 것 아닌 부상으로 내려가 너무 아쉬웠다. 2군에서 한 달 넘게 있었는데 TV로 야구를 보면서 부러웠다. 우리 팀이 너무 잘하더라. 나도 빨리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며 "허리 상태는 이제 완벽히 나아졌다"고 말했다. 
미래 선발 자원이지만 김범수는 당분간 불펜으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 팀에 좌완 중간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이렇게 1군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자체만으로 좋다. 언제 어떤 상황에 나가든 팀이 이기는 경기에 지장 없도록 하고 싶다"며 "타이트한 상황에서의 등판이 재미있다. 부담은 전혀 없다. 볼넷을 줄 바에야 한가운데 던져서 홈런을 맞자는 생각으로 한다. 이젠 잘해야 할 시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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