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변화, 깔끔한 패배…지는 경기도 잘 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25 06: 11

야구는 장기 레이스다. 144경기를 모두 이길 순 없다. 선택과 집중은 필수다. 이기는 경기만큼 지는 경기가 중요하다. 지는 경기를 얼마나 잘 지느냐가 장기 레이스에서 지속적인 상승세의 힘이 된다. 
한화의 24일 대전 두산전 패배가 그랬다. 이날 한화는 두산에 1-7로 패하며 2연승을 마감했다. 지난 2005년 6월 이후 13년 만에 두산 3연전 싹쓸이를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평일 매진을 이룬 만원관중 앞에서 병살타 4개를 치며 1득점에 그친 타격이 아쉬웠다. 
하지만 시즌 전체 과정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패배였다. 선발 배영수가 6실점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7회 1사까지 길게 던졌줬다. 6회 손톱이 깨져 피가 나는 악재에도 잘 버텼다. 이어 나온 이태양도 9회까지 2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추가 투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야수들에게도 적절한 휴식을 줬다. 경기 후반 제라드 호잉, 이용규, 하주석을 교체했다. 한용덕 감독은 "최근 계속 경기들이 접전으로 치러져 야수들도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 어느 정도 기울어진 경기에서 체력을 세이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날 경기가 그랬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야구의 묘미이지만 모든 순간에 100% 집중할 수 없다. 과거 김성근 전 감독 시절 한화는 거의 매 경기 100% 전력을 끝까지 쏟아 부었다. 특히 투수 운용에서 지고 있는 경기에도 불펜 필승조를 가동하면서 작은 가능성에도 역전을 노렸다. 이기면 다행이지만 역전에 실패하면 다음날까지 영향을 미쳤다. 시즌이 갈수록 선수단 피로가 쌓이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지는 경기에서 필승조를 아낀다. 이날 두산전뿐만 아니라 20일 잠실 LG전(2-6)에서도 선발 제이슨 휠러에 이어 박주홍과 이태양으로 끝냈다. 지는 경기를 잘 지고 다음 경기를 대비한다. LG전 마지막 날 패했지만 1위 두산전 2승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번주 1~2위 두산과 SK 상대로 6연전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은 "3승3패만 해도 대만족이다. 최근 승패 마진을 벌어놓은 만큼 이번주 성적이 안 좋아도 그게 다가 아니다. 길게 보고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승을 거둔 뒤에도 "이제 1승만 더하면 된다"고 여유를 보였다. 
두산과 마지막 날 한화는 투수 2명만 불펜 핵심 투수들을 모두 아꼈다. 안영명·송은범·서균·박상원이 이틀씩 충분히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패배에도 손실을 최소화한 한화는 공동 2위 SK와 주말 3연전에 나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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